2017.12.30 22:45

초등학생 시절 난 쓰레기였다

익명_03a75f0
조회 수 379 추천 수 6 댓글 8
그냥 친한 친구한테도 말하기엔 너무 길어서 말을 안하고 있는
내 초등학생때의 사연이다.. 스압+횡설수설+의식의흐름대로 쓰는거라서 읽기힘들수도있을거다ㅠㅠ

지금은 23.. 내일모레면 24살이지만


영원히 잊을 수 없이 부모님께 항상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초등학생때의 사건이 있다.. 나는 누나랑 9살 차이나는 늦둥이라서 부모님의 관심,사랑을 많이 받았다..
부모님이 맞벌이하시는 또래친구들보다 아마 열배는 더 받았을거다.. 그렇게 온실속화초처럼 자라다가

초3~4학년때 쯔음 이였을까.. 게임을 한창 좋아했었는데

그때 당시는 모르고 중학생 쫌 지나서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어머니는 새벽2시부터 새벽7시까지 택시 세차 하는 일을 하시고 한대당 2~3천원을 받으셨다 ( 물론 지금은 그만두셨지만 )

아버지는 흔히 말하는 막노동,노가다를 하신다 ( 물론 아버지의 직업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와닿게 설명하려는 것뿐 )


어머니는 그렇게 택시 세차하며 버신 돈을 고무줄로 묶어서 누나방 책장 맨위 아니면 누나방 서랍 맨 밑 아니면 안방 장롱 속에 넣어놓는다

그걸 우연히 본 나는 그게 큰 돈이라는 것도 모르고

얼마나 자주 그랬는지는 기억이 잘 안나지만

처음엔 만원 , 이만원 몰래 가져가다가

나중에는 7만원씩 엄마 몰래 가져다가 서점에서 문화상품권을 사서 게임에, 아이템X니아에 질렀다..

그리고 쓴 문상은 컴퓨터 의자 스펀지 밑에 꼬깃꼬깃 접어서 안보이게.. 그때 당시에는 몰래 밖에다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못했던거같다..

하이튼 그렇게 큰 돈을 몰래 쓰던게 좀 지나고 아마 내 생각엔 백만원 넘게 썼을거다..

그리고 그걸 걸린 날

착하던 엄마가 화내는 모습을 처음봤다.. 정말 무서웠던 나는 눈물부터 흘리고 다시는 안그러겠다고 했지만

엄마가 신문지를 돌돌말아서 문화상품권 한장당 한대씩 때렸다..

내방에서 80여장 가까이 나왔고 아마 더 걸리지 않았기때문에 그정도만 맞았다..

나를 때리면서 엄마도 우셨다..

그렇게 그날 밤 아빠가 오셨다

엄마가 아빠한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는 아빠도 나한테 화를 냈다..

아마 초등학교 1학년때 양치질 안하고 잔다고 혼낸 이후로 처음보는 아빠의 호통이였다

그래서 엄마랑 아빠한테 너무 죄송하다고.. 앞으론 안그러겠다고..

그렇게 눈물을 흘리면서 방에 들어가서 자는데

새벽 2시쯤이였을거다.. 방문이 열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는데

깼지만 자는 척을 했다..

엄마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고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다시는 그러지마 아가.. 하고는 내 이마에 입맞춤을 하고 출근하셨다..

그리고 새벽 6시쯤 해가 은은하게 뜬 새벽에 또 문이 열렸다

아빠였다

하지만 난 여전히 자는척을 했고 아빠는 젖은 수건으로 내 손을 닦아주셨다 ( 아마 나쁜 버릇이 묻은 손을 깨끗히 해주시려는 의미가 아니였을까 싶다 )

그러고는 아무말 없이 출근하셨다..

사실 돈을 쓴 부분, 혼난부분은 간략하게 적은것이고 그 이후 부모님이 나한테 하신 행동은 100% 가감없이 적었다..

그 이후로 나는 항상 부모님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그때 내가 가져간 돈이 부모님이 얼마나 힘들게 버신돈인지에 대한 감각이 생긴 뒤로는 더.. 더욱 더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또래들보다 철이 조금 일찍 든 편이다

부모님에게 그때 얘기를 해본적은 없지만

아마 서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일것같아서 함부로 말을 못하겠다

부모님도 내가 철이 빨리 들었다고 친척분들한테 얘기하시는걸 보면 그때의 일을 기억하고 계실것이다..

그 일 이후로 나는 학생치고는 공부를 열심히 한건 아니지만 
사고 안치고, 안 다치고, 건강하게 자라서 부모님을 모실수 있을 정도로 성숙해졌다..

이런 일 때문에 나는 부모님에게 쉽게 용돈 달라는 말을 못하는 트라우마..? 노이로제..? 하이튼 부모님 돈을 너무 쉽게 써버렸다는 생각에 그냥 나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부모님에게 용돈달라는 말을 지금도 못한다.. 물론 지금은 내가 알바를 해서 벌어서 쓰지만 필요할때 달라는 말을 잘 못했다..

그래서 부모님이 돈 있냐고 물어봐도 쓸만큼있다고 말하고는 있는 돈으로 최대한 아껴쓰고..

먼저 부모님이 주시지 않는 이상 내가 먼저 달라고는 말을 못한다..

아마 계속 못하겠지만..

이제 직장인이 되면 내가 드려야할 때가 오겠지만..ㅎㅎ

쓰다보니 너무 횡설수설하네..

결론은 부모님에게 항상 죄송하고.. 사랑하고.. 자랑스러운 아들로 자라고 싶다는 말을 하고싶다..
6 -
  • 익명_3e29bda 2017.12.31 03:18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해 느끼고 반복되지 않으면 괜찮아
    더 성공해서 부모님 잘 모시게될거야
  • 익명_03a75f0 2017.12.31 05:49
    정말 고맙습니다ㅠㅠ

    따뜻한 위로가 되는 말이네요ㅠ
  • 익명_2a9f014 2017.12.31 05:43
    멋지내
  • 익명_03a75f0 2017.12.31 05:50
    이게 멋있는걸까요..
    제가 봤을 땐 너무 한심하기도 합니다..
  • 익명_a875d30 2017.12.31 16:05
    실수를 발전의 교훈으로 삼았으니 슈퍼 그뤠잇
  • 익명_03a75f0 2018.01.01 20:58
    하하.. 발전인지 아닌지 모르겠네요ㅠㅠ

    전에 했던 행동이 너무 사람답지않은 행동이라서 그나마 사람답게 변한거아닐까요ㅎㅎ..

    부모님한테 용돈달라는 말 못하는 자식이라면 부모님 마음이 좀 아플거같기도해요ㅠ
  • 익명_e986fa1 2018.01.01 19:56
    부모님 두분의 방식이 존경스럽고
    그 일을 계기로 바뀐 작성자 분도 존경스럽네요
  • 익명_03a75f0 2018.01.01 20:59
    하하.. 위로 감사합니다

    다른 분이 보시기에도 존경스러운 저희 부모님은 제가 정말 가장 존경하는 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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