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01 00:25

아버지이야기

조회 수 251 추천 수 36 댓글 10
이번 글은 반말로 쓰겠습니다.


양해부탁드리겠습니다.


나는 어릴때부터 아버지가 없었다.


이유는 모른다.


그냥 없었다.


그게 정상인줄 알았다.


그렇다고 딱히 집이 못산다거나 힘들다거나 한건 없어서 불만은 없었다.


엄마랑 행복하게 잘살았다.


가끔 엄마가 혼자 술마시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무거웠지만


그럼에도 엄마는 항상 괜찮다며 웃으셨고, 그런 엄마의 미소는 나를 미소짓게 만들었다.


중학교때부터 서서히 아버지의 존재를 의심하게 되었다.


남들 다 있는 아버지 왜 난 없는건지...


엄마는 아무리 물어봐도 답을 안해주더라


그냥 이혼했다는거 나한테도 분명 아버지란 사람이 있어다는거 정도?


그러다 최근 이런저런 일들로


생애 처음으로 아버지라는 사람을 만났다.


처음 찾아갔을때 웬 아줌마랑 어린 애가 나와서


이 사람 집떠나서 잘사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그냥 나왔다.


두번째는 이 사람이 먼저 만나자했다.


얼굴보자마자 하는 말이 미안하다더라


잘살아냤고 너무 미안하다고


다 큰 아저씨가 사람많은 카페에서 울고있느니 나도 많이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커피마시면서 얘기했다.


잘지내는지 공부는 잘하는지 꿈은 뭔지


아버지는 소방관이라더라


가장 중요한 거


왜 이혼했는지... 물어봤다.


엄마가 나 낳을때 아빠가 옆에서 지켜봤다더라


그런데 출산하는 장면이 너무 무서웠단다.


내가 나오고 나서 힘을 다하고 축늘어진 엄마가 마치 화재현상 속 시체같았데


그 후로 엄마가 여자로 안보이고 너무 무서웠데


미안해서 말도 못했었데


그리고 그렇게 관계가 서서히 멀어지면서


내가 3살?4살? 되기 전에 이혼했고한다.


그리고 그때 집에 있던 아줌마랑 아이는 새로운 가정이 아니라


아빠의 여동생 그러니까 고모? 였다.


나도 처음봐서 몰랐다. 그러니까 그 남자애는 이복동생이 아니라 조카였다.


나도 모르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얘기다하고 인사하고 나갈려는데


한가지 부탁하시더라


대화하면서 내가 한번도 호칭을 안불렀거든


저기요, 저... 이런 식으로 지칭했다.


그런 내게 아버지가 부탁하셨다.


한 번만 아버지라고 불러주면 안되겠냐고


망설였다.


그 '아버지' 라는 말이 입에서 쉽게 안나오더라


한참을 뜸들이다가 힘들게 말을 꺼냈다.


한자한자 또박또박


아.버.지


이 사람이 또 울더라


한참을 울더니 나를 불렀다.


이번에는 이 사람이 나를 향해 말했다.


아들...


우느라 또박또박하지는 않았지만 분명 나를 불렀다.


아들이라고


안울줄알았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


그렇게 카페에서 다 큰 남자 둘이 질질 짜는데.. 참... 다 울고 나니까 뒤늦게 쪽팔리더라


그렇게 아버지가 집까지 데려다주셨다.


엄마랑 잠시 얼굴 보고 가라니까 미안하다고 그냥 가시더라


그리고 나중에 전화로 들었는데


사실 나 어릴때 운동회나 학예제때 매년 찾아왔었다고 한다.


엄마랑도 계속 연락했다더라 내 양육비문제로


그리고 2018년 1월1일


지금 태어나고 처음으로 새해를 엄마아빠랑 같이 맞이했다.


재결합은 힘들거같고 그래도 가끔 얼굴은 볼 수 있을거같다.


최근 댓글 반응보면서 느낀건데


내가 조금 남들보다 특별한? 삶을 사는게 아닌가 싶다.


어리지만 이쁘고 현명한 여자친구


최근에 다시 만나 아버지


2017년의 마지막이 즐거웠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고


2017년은 좋았다.


그래서 특별했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아라






36 -
  • [레벨:33]태연한소현이 2018.01.01 00:26
    주변에 비슷한 사람이 있어서 남 얘기 같지 않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18년에는 조금이나마 가족이 함께하는 한 해 되시길
  • [레벨:18]레밀레밀 2018.01.01 00:32
    글을 참 조밀조밀 잘 쓰셨네요. 18년도에도 행복하시길 ..
  • [레벨:2]멋진꼬마 2018.01.01 00:34
    새해 첫 눈물흘렸자너... 행복하세요
  • [레벨:5]비엔나커피 2018.01.01 06:23
    힘내! 다행이다ㅠ
  • [레벨:2]여름 2018.01.01 11:47
    글 보면서 어머니도 참 힘드셨겠다 그 생각이 드네요..
    마음이 찡했어요
  • [레벨:21]유강 2018.01.01 14:35
    행복하즈아
  • [레벨:7]요안나예드제칙 2018.01.01 16:33
    ㅠㅠ
  • [레벨:23]Krois 2018.01.01 18:23
    확실히 평범한 삶은 아니지
    왠지 너 멋있게 살거 같다.
    힘내라 파이팅
  • [레벨:24]전설의포로왕 2018.01.02 00:31
    행복합시다
  • [레벨:2]콜로세움 2018.01.02 15:29
    같이는 못지내도 세분이 서로를 사랑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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