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19 03:16

포텐 왜 17, 18세기에 인쇄된 문서들은 s가 들어갈 자리에 f를 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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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ton_paradise.jpg 왜 17, 18세기에 인쇄된 문서들은 s가 들어갈 자리에 f를 썼을까?

존 밀턴이 17세기에 지은 실낙원(Paradise lost)의 표지에 적힌 제목을 딱 보면 뭔가 이상함을 느낄 수 있을거임. 


파라다이스? 파라다이프? 로스트? 로프트? 왜 s가 있어야 할 곳에 f가 들어가 있는걸까? 


정답은, 엄청 헷갈리게 생겼지만 사실 저건 f가 아니라 long S라고 불리는 글자임.


jexNz.png 왜 17, 18세기에 인쇄된 문서들은 s가 들어갈 자리에 f를 썼을까?

글씨체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f랑 구분되는 특징은 가로획이 세로획의 오른쪽으로 넘어가지 않는다는 점이지.


long S의 기원은 고대 로마까지 거슬러 올라감. 물론 고대 로마에서 쓰인 문자는 현대의 라틴 문자(보통 알파벳이라고 부르는 그 문자)와 크게 다르지 않게 생겼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공식적으로 쓰이는 문자가 그런 것이지 일상 생활에서 급하게 글자를 쓸 때는 로마인들도 필기체(Roman cursive)를 사용했음. 동글동글하게 S를 쓰지 않고 급하게 휙 긋다보니 위와같이 다소 직선적인 모양의 long S가 탄생하게 된거지.


이런 필기체가 중세 유럽까지 계속 전해지면서 S와 long S는 발음상으론 완벽하게 동일한 문자임에도 계속해서 혼용되었음. 시간이 서서히 지나면서 언제 long S를 쓰고 언제 일반 S를 쓰는지에 대한 규칙도 암묵적으로 생겨났는데, 대표적인 것 몇 가지만 적으면


1. 단어의 맨 앞에는 long S를 쓴다.

2. 단어의 중간에도 long S를 쓴다.

3. 단어의 맨 뒤에는 S를 쓴다.

4. S가 연속적으로 나오면 앞에는 long S를, 뒤에는 S를 쓴다.


예시)

sound = ſound

rest =  reſt

processes = proceſses

Mississippi = Miſsiſsippi


이런 식임.


이런 관습은 18세기까지는 흔하게 관찰되지만, 지들도 이게 ㅈㄴ 헷갈린다는걸 뒤늦게 깨달았는지 19세기에 들어서는 거의 사장됨. 하지만 뜻밖에도 아직 그 흔적을 살짝 엿볼 수 있는 문자가 있는데, 다름아닌 독일어의 에스제트(Eszett, ß)임. 맨 처음 봤을 때 그리스 문자 베타(β)처럼 생겼는데 정작 발음은 ss라서 사람 헷갈리게 만드는 그 문자 있잖아. 독일어 배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왜 이런 식으로 생겨먹었는지 한 번 쯤은 궁금하지 않았을까? 


S-sharp-s-Cambria.svg (1).png 왜 17, 18세기에 인쇄된 문서들은 s가 들어갈 자리에 f를 썼을까?


이제 딱 보고 눈치를 챈 사람도 있겠지만, 이건 long S와 S를 이어서 쓰던 것이 하나의 문자로 굳어진 케이스임. 위에 적어놓은 규칙 중에 "S가 연속적으로 나오면 앞에는 long S를, 뒤에는 S를 쓴다." 가 있었잖아? 굴림체같은걸로 쓰면 티가 잘 안나지만 이렇게 삐침이 있는 serif 체로 쓰면 좀 티가 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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