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전인가, 책 쇼핑을 한 번 다녀왔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 - 인간 실격
양귀자 - 모순
헤르만헤세 - 유리알 유희
였는데, 일본 한국 독일 3국의 조화가 이뤄진 균형적인 쇼핑이라고나 할까요.
얇은 순으로, 즉 인간 실격 - 모순 - 유리알 유희 순으로 읽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그 중간에 저 양귀자 작가의 <<모순>>을 읽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삶과 죽음, 고통과 쾌락, 가벼움과 무거움의 모호한 경계선을 콕 집어 내는 문학적 장치들과 묘사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 취향에 알맞더군요. 전 이런 내용을 좋아합니다. 인간이 가진 필연적인 이중성을 묘파해내는 것... 그 오묘한 둘 사이의 모순을 짚어내고자 하는 것입니다.
요즘 삶의 의욕을 많이 잃고 있습니다만..
지리멸렬한 삶에 대한 환멸과 고통스런 삶에서 찾아낸 모순적인 행복간의 애매모호함. 이만큼 기묘한 게 또 있을까 싶습니다.
마치 헤르만 헤세 -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에서 골드문트가 수도원을 떠난 것 처럼,
임솔아 - <최선의 삶>에서 주인공(이름은 기억 안납니다만...)이 그렇게 살아야 했던 이유처럼....
삶은 투쟁의 연속이며, 투쟁하지 않는 삶은 가치가 없다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그러나 또한 어째서인지 아직 투쟁의 욕구는 솟아오르지 않는 요즘입니다.
어쩌면 이 소설 속 이모와 같은 최후를 맞이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