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 전락 우려? 현대차가 애플 제안에 망설이는 이유
입력 2021. 01. 13. 03:03
수정 2021. 01. 13. 07:31
https://auto.v.daum.net/v/20210113030310488
◇단순 위탁 생산은 의미 없어
자동차 업계 일각에서는 대만 폭스콘이 애플 아이폰을 단순 위탁 생산했듯이, 현대차가 애플의 ‘하도급’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도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현대차로서는 자신들이 독자 개발한 전기차 플랫폼(E-GMP)을 활용할 수 있는 협업 모델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개발과 디자인, 브랜드 사용에서도 일정 정도 지분을 확보하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같은 글로벌 자동차 회사가 폭스콘처럼 단순 위탁 생산을 해서는 도저히 수익성을 확보할 수 없다”면서 “애플이 과거 독일 폴크스바겐·BMW와 협업을 추진했으나 무산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라고 말했다.
◇독자 운영체제(OS) 유지도 핵심 변수
미래 전기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통합 운영체제(OS)의 독립 문제도 현대차의 고민거리다. 현대차는 미래차 전쟁에서 테크기업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 자체 운영체제를 독자 개발하고 있다. 독자 운영 체제를 확보하고 있어야 자율주행차 개발 뿐 아니라 인포테인먼트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애플은 과거 PC 시절부터 자신들의 OS를 배타적이고 독점적으로 사용하기로 유명하다. 다시 말해 애플카에도 자신들의 OS를 집어넣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콘텐츠까지 모두 장악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현대차로서는 독자 OS 개발 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다만 업계에선 일부 파일럿(시험) 라인을 활용해 애플의 제안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OS와 콘텐츠 비즈니스 역량은 현대차에 꼭 필요한 것”이라며 “현대차가 다양한 OS를 갖춘 자동차를 생산해 보는 것도 제조 역량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