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32살 수술실 어시스트로 생활한지 언 7년
더이상의 비전은 없거니와 누구를 살리기전에 나부터 죽을 것 같아서 이젠 그만둡니다.
1) 담당의사가 원하는건 자신과 비슷한 레벨의 지식과 기술 그러나 현실은 최저임금
- 연차가 쌓여도 최저임금에서 최소 +3만원 ~ 최대 +20만원
- 신규 선생들 최소 2년 동안은 최저임금 168만원 ~ 179만원
- 7년차 제 월급 230만원
2) 연차가 어떻든 대우 그딴거 좆도 없고 의사에게 당하는 인격모독과 폭력
- 수술 중에 들어본 가장 심한 욕설 '야이 시발새끼야 너 같은 새끼가 여기 왜 있냐? 너거 부모가 직장이 병원이면 좀 있어보인다고 하라더냐?'
- 발가락 발로 찍기, 정강이 무릎으로 까기, 수술 종료 후 갑빠 주먹으로 때리기 등
3) 20년차 수술팀장 기준으로
- 일주일 당직 최소 2회(일요일, 공휴일 포함)
- 초과근무 평일 평균 2~3시간,
- 일요일,공휴일 출근(제왕절개, 응급 수지접합 수술 등) 등등 다 해도 월 280만원
간호조무사에 대한 시선과 끊이질 않는 각 종 사고들 그리고 임상에서 일어나는 간호조무사에 대한 대우 등등
이러한 것들도 이 직업을 포기하는데 있어 한 몫씩 담당하곤 있지만
가장 힘든건 더이상 내 정신이 버티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큽니다.
간호조무사를 비하하고 조롱하는 사람들도 있는가하면
성별과 나이를 떠나서 아직도 간호조무사에 대해 문의하고 도전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제 주변에 누군가가 간호조무사 라는 직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도전하려한다면
저는 무조건 말릴겁니다. 속된 말로 대가리 깨서라도 말릴겁니다.
저는 종합병원이었고 준종합 병원이나 의원처럼 주전공의 진료과가 없습니다. 그래서 모든 과의 수술을 들어갑니다.
다른 병원에서는 정형외과면 정형외과 수술만, 산부인과면 산부인과 수술만 들어가는 시스템이지만
제가 몸 담고 있던 종합병원에서는 특정과 구분 없이 모든
정형외과, 산부인과, 외과, 이비인후과, 비뇨의학과, 간혹 성형외과 수술까지 모두 들어갑니다.
그래서 수술지원팀 이라는 하나의 부서로서 팀이 구축되어있습니다.
여자 선생들은 모두 간호사 입니다. 수술실에서의 역할은 스크럽, 써큘레이팅
남자 선생들은 모두 간호조무사이고 역할은 어시스트 입니다.
하는 업무는 담당 의사의 오른팔이자 왼팔 역할입니다. 실제로 메스를 잡고 각 종 수술기구를 잡고
담당 의사의 지시하에 동시에 수술을 진행하죠. 보통 전문의 과정을 거치는 레지던트 의사들의 역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연차가 많고 실력이 좋은 간호조무사 어시스트 선생님들은 신규 의사들보다 실력과 지식이 더 좋습니다.
그래서 신규 의사선생들이 막상 수술실로 들어오면 연차 많은 간조 어시스트 선생님들한테 배우면서
오히려 집도의 자리를 넘겨주면서까지 의사 스스로 쩌리를 자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쨋든 이런 업무를 약 7년간 했었습니다.
보통 8시 출근에 6시 퇴근인데 퇴근 후에도 쉬지를 못했어요. 새벽 늦게까지 오늘했던, 다음 날 있을 수술 공부하고 또 공부하고
수술 순서, 용어 등 번역해서 공부하고 외우다가 2~3시간 자고 출근하는 생활을 반복했어요.
직장에서의 일을 집으로 까지 들고가니 너무 괴로웠습니다.
장난감 조립처럼 수술이란 것도 기본적인 순서는 있지만
해당 부위에 갑작스런 출혈이 생긴다거나 사람마다 장기의 크기와 모습이 다른데 그럴 경우에는
기본적인 순서에서 벗어나 임기응변으로 상황에 맞춰 수술을 진행합니다.
이런 경우는 실전에서 경험해봐야 하는 것이기에 미리 공부를 했던게 도움이 안되서 많이 허탈하기도 합니다.
가장 힘들었던건 아무래도 모든 진료과의 모든 수술들을 다 들어가야하는 거라 공부의 양이 끝도 없다는게
정말 정말 죽을만큼 힘들었습니다.
이런 업무들도 힘들지만 가장 힘든건 대우가 정말 열악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물론 심지어 연차가 어떻든 닥터들도 간호조무사를 무시합니다.
간호사가 간호조무사를 무시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수술실에서는 어차피 모두 동일한 업무를 하기때문인지 간호사한테 무시를 당한 적은 없었어요.
수술 중에 닥터가 인격모독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았어요.
제 발가락을 쌔게 발로 밟으면서 욕을 한다거나 정강이를 무릎으로 까면서 욕을 한다거나
수술이 끝나고 나서 갑빠를 주먹으로 때린다거나 그런 경우가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많았어요.
신규때는 이런 일들이 생길때마다 그만 두고 싶은 마음 뿐이었고 선배들에게 말을 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원래 다 그렇다' 였어요. 이게 저는 정말 싫었고 두려웠어요.
수술 경험이 없는 간호사, 간호조무사 신규 선생들은
'처음이니까, 초보니까' 라는 것을 그 어떤 누구도 양해해주지 않습니다.
욕 먹고 맞아가면서 자신만의 감을 찾아가는 거죠.
의사한테 악행을 당해도 하나를 배워 갈 수 있다? 이런거 저는 본 적도 없고 경험해본적도 없어요.
다 센스껏 스스로 익혀야해요. 그래서 자기만의 그 감을 못찾은 사람들은 몇달 몇년을 해도 실력이 안늘어요.
적응하기도 벅찬 신규들을 데려다가 이게 뭔지 저게 뭔지 감도 없는 사람들을 데려다가
수술실에 집어넣어 욕먹게 하고 폭행 당하게 하면서 스스로 적응을 하게 하고 스스로 요령이 생기게 방치합니다.
정말 체계라는 것이 없고 모든 것이 맨땅의 헤딩입니다. 진짜 개좆같아요.
어쨋든 시발 의사새끼들은 전부 자기랑 비슷한 레벨의 지식과 스킬을 요구하는데
그럼 돈이라도 많이 주던지 돈은 쥐뿔 최저임금 주면서 존나게 부려먹습니다.
평일 기준으로 수술 스케줄이 평균 50~60개 인데
8시 출근 6시 퇴근에서 2~3시간 연장근무는 기본이고 당직까지 겹치는 날은 다음 날 9시에 퇴근하는
좆좆좆같은 환경
수술실 간호조무사는 간호사들도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있어서 직원끼리 텃세 이런건 거의 없다고 보면 되지만
의사 개새끼들이 아휴 개씨발 좆같은 더이상 못쓰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