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1 13:09

[김현회] K리그에는 리얼돌만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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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2년 전 한 업체가 FC서울과 후원 계약 성사 직전까지 갔었다. 이 업체는 FC서울에 수억 원의 후원을 할 예정이었다. 계약은 사인만 남겨둔 상황이었다. 그런데 FC서울 측에서 최종적으로 계약을 거부했다. “해당 업체의 이미지가 FC서울 구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게 협상 거부의 이유였다. 해당 업체는 불법적인 일을 하는 곳은 아니었지만 FC서울은 그럼에도 ‘구단 이미지’를 협상 거부 이유로 내세웠다. FC서울은 구단 운영과 관련해 이렇게 보수적이다.

그랬던 FC서울이 리얼돌 사태를 일으켰으니 충격적이긴 하다. 아마 내부에서도 상당한 충격을 입었고 자존심에도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거액의 구단 후원 업체마저도 이미지가 맞지 않는다고 거부했던 구단이 전세계로부터 ‘리얼돌’과 관련된 구단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FC서울은 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1억 원의 제재금을 받았고 사회적으로도 비판받고 있다. 이와 관련된 소식은 이미 나올 만큼 나왔다. 이제 사태도 점점 잦아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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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리얼돌 사건은 단순히 한 구단의 일이 아니라 K리그 전체에 적지 않은 여파를 끼칠 것이다. 앞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려면 비협조적인 이들과도 내부에서 충돌해야 한다. 마케팅이 상당히 팍팍해 질 것이다. 앞으로 연맹을 통해 구단과 제휴를 하려는 이들의 문의에 연맹도 몸을 사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구단의 마케팅 사업 등은 상당수가 누군가의 소개를 통해 이뤄지는데 이번 사태로 인해 이런 시스템이 붕괴되지 않길 바란다. “소개해줘서 잘 되도 본전이고 안 되면 내가 다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생기면 K리그 마케팅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FC서울과 해당 성인용품 업체가 잘못한 건 명백하고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이 둘을 연결해준 연맹의 잘못도 있다. 하지만 이런 사건 하나로 K리그 마케팅 시장이 얼어붙는 건 원치 않는다. FC서울 리얼돌 사태 이후 새로운 시도들이 축소될까봐 걱정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다른 좋은 사례를 많이 소개하는 게 이 사태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길인 것 같다. FC서울의 리얼돌 사태에서 나온 자극적인 면만 소개되고 있지만 지금도 다른 여러 구단에서는 코로나19 이후 팬들의 염원을 경기장에 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안산그리너스는 16일 수원FC전을 앞두고 무려 1,500여 명의 관내 아이들이 그린 그림들을 직접 수거해왔다. 관중이 들어올 수 없는 관중석에 아이들의 그림을 일일이 붙여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강수 확률이 30%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만약 비가 내릴 경우 아이들이 정성껏 그린 그림들이 모두 비에 맞을 수 있다”면서 1,500여장의 그림에 모두 비닐을 씌웠다. 구단 직원들뿐 아니라 구단 유소년 지도자들까지 합세해 그림에 비닐을 씌우는 작업에 힘을 보탰다. 무려 서너 시간 동안 이 작업에 매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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