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 전북의 모라이스 감독은 의도적으로 전북의 왼쪽 (대구의 오른쪽)을 공격의 기점으로 잡은듯했다. 의도적으로 전북은 왼쪽으로 공을 보내 공격을 전개했고, 김진수를 기점 (크로스 8회 시도, 패스 66회 성공, 팀 내 최다 횟수)으로 이승기와 김보경이 접근하여 공을 받아주고, 그리고 이 날 왼쪽 윙으로 선발 출전한 이성윤이 지속적인 침투 움직임을 보여주며 대구의 수비진이 오른쪽으로 쏠리게 하였다. 필연적으로 수적 도움을 주기 위해 정태욱의 위치도 오른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었고, 침투하는 한교원과 구스타보를 김우석과 신창무가 막아야 하는 2:2 상황을 의도적으로 유도한 것으로 보였다. 공중볼 경합에 취약한 김우석을 탈 리그급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구스타보와 경합시키고, 수비가 익숙하지 않은 공격수 출신 신창무에게 한교원이 침투하며 혼란을 주려는 계산은 매우 합리적이었다. 실제로 이 날 김우석은 3번의 공중 경합에서 단 한차례 밖에 승리하지 못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신창무가 전북의 생각과는 다르게 한교원을 슈팅 1개로 묶으며 굉장히 선전하였다. 특히, 이 날 신창무의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전북이 왼쪽에서의 공격이 틀어막혔을 때 오른쪽 롱패스로 전환을 하려는 시도를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7번의 공중볼 경합해서 5번을 승리했던 것이다. 이 덕에 전북은 이용을 향한 넓은 공간 활용이 쉽지 않았고, 이용은 크로스를 한차례도 기록하지 못하며 후반에 교체 아웃되었다.
[3] 김진수의 크로스 장면. 구스타보와 김우석이 매칭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교원을 마크하기 위해 따라 들어간 신창무도 보인다.
[4] 또 다른 전북의 공격. 구스타보와 김우석이 공중 경합을 하는 모습이다.
대구의 수비적 문제점
[5] 대구의 초반 수비 장면. 상대가 백쓰리를 형성하면서 빌드업을 하려고 하자,
3명의 앞선 라인이 압박을 한다.
대구는 이 날 홈의 이점을 활용하려던 것인지 강팀 전북을 상대로 최종 수비라인을 가능하면 최대한 올리며 1선 수비 라인을 좁게 유지하며 라볼피아나를 형성한 상대 후방 빌드업을 압박하려고 하였다. 특히 이 날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세징야 대신 출전한 이진현은 전북의 빌드업 기점인 손준호를 대인 마크를 겸하며 지속해서 압박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전북의 중앙 미드필더들인 김보경과 이승기가 지속적으로 내려와 빌드업에 가담을 하자, 대구의 수비라인은 전체적으로 점점 뒤로 밀려나게 되었다.
[6] 이진현이 위치와 상관없이 손준호와 대치하는 장면.
그뿐만 아니라, 김선민의 퇴장 징계로 인한 결장은 대구의 수비진의 보호를 약하게 했다. 대구는 이 날 츠바사-류재문으로 중앙 미드필더를 구성했는데, 두 선수 모두 수비보단
패스에 강점이 있는 선수들이었다. 특히, 이 날 류재문은 두 실점 장면에서 모두 아쉬운 모습을 보였는데, 류재문의 장점이자 단점인 도박성 예측 수비가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했던 장면도 있었다. 그는 지속적으로 마크맨을 놓치거나 많은 활동량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수비적으로 김선민의 부재가 느껴지게 하였다. 좋은 볼 키핑을 보여준 것이 빛이 바랜 모습이었다.
[7] 전북의 선취골 장면. 류재문과 김우석의 압박이 모두 늦었고
김보경은 굴절에 힘입어 원더 골을 기록한다.
[8] 대구의 두 번째 실점 장면. 류재문이 순간적으로 패스 길을 끊으려는 도박수를 두고, 김보경이 생긴 공간에서 슈팅을 한다. 그리고 달려들어가며 마무리한다. 류재문은 커버마저 하지 못했다.
정리하며
대구의 핵심 선수들의 부상 결장으로 체급 차가 더 크게 느껴졌던 경기였다. 팀이 힘든 상황에서도 정태욱은 5번의 공중 경합에서 4번의 승리, 8개의 클리어링, 2개의 인터셉트, 2개의 슛 블락과 같은 좋은 지표를 보여주며 분전했던 것이 그나마 위로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좋은 내용의 칼럼 잘봤습니다. 근데 류재문에 대한 평은 공감이 되질 않네요 대구 입단 후 류재문의 롤은 대체로 수비 위주였던걸 아실겁니다 패스보단 수비에 강점이 있는 선수라 생각하구요 올시즌 들어 패스가 향상되며 여느시즌보다 앞선으로 나가는 빈도가 늘긴했지만 병근 샘의 의도는 아예 수비 전문인 류재문을 기용하면서 수비진의 부담을 덜어주려 핬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실패로 돌아갔지만요. 나머지는 말씀하신대로라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신창무가 선전해주더라구요
D.I.A 피드백 감사합니다. 저는 류재문을 에펨으로 치면 현재는 수미 딥라방에 가까운 스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데뷔할때는 수비도 왕성하게 잘해줬지만 십자인대를 두번 끊어먹고 나서는 활동량이 많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여요. 두명의 중앙 미드만 사용하는 대구 전술에서 활동량이 많이 필요했는데 수비적으로는 저는 불만족스러웠습니다
골장면에서 류재문에게 커버를 못했다고 이야기하는거는 너무 가혹하다고 봅니다. 첫골 장면은 명백히 김우석의 미스입니다. 위치를 잡고 있을 필요도 없었고 오로지 김보경 압박말고는 선택지가 없었는데 늦었습니다. 두번째 골 장면에서 류재문의 움직임은 충분히 선택할 수 있는 수비 방법중 하나였습니다. 츠바사가 압박을 끝까지 하지 않고 놓아버린게 슈팅허용에 1차적 원인입니다. 제생각에은 류재문은 이번경기에서 매우 좋은 활약은 펼쳤고 부상 이전모습으로 돌아갈수도 있겠다 라는 희망이 보였던 경기였습니다. 류재문 평가 부분은 전혀 동의할수없네요.
타조 좋은 피드백 감사합니다. 제가 주제에 맞게 글을 맞추다 보니 조금 그렇게 보일수도 있다고 생각이 드네요. 첫번째 장면은 김우석 미스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공간 커버가 지속적으로 되지 않았다에 중점을 두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적하는 부분은 류재문의 저런 예측성 수비가 다른 경기들을 보면 지속적으로 나오고 그게 잘 먹히지 않는 경기에서는 빠르게 스노우볼이 굴러가는 경기가 곧잘 나왔던 것에 대한 맥락이라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난 제 포항전 칼럼에도 그런 장면을 다룬적이 있습니다. 제가 글 맥락을 확실하게 설정해야 했던거 같은데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