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튼 vs 맨시티 전술분석
오늘 브라이튼의 라인업은 꽤나 충격적이였습니다. 2년반만에 벨기에에서 임대복귀한 퍼시 타우와 트로사르가 투톱을 이루었는데요, 두 선수 다 윙어 출신인 선수입니다. 정통 스트라이커와는 거리가 멀죠. 3-4-3인 듯 보이지만 맥 알리스터 선수가 한 칸 내려와 공미자리에서뛰는 3-2-1-2 전술이 되었습니다. 최근 스트라이커들의 득점력 부족이 브라이튼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 이러한 전술적 선택인 되게 독특했습니다.
(좌측에서부터 트로사르, 타우, 맥알리스터의 역삼각형)
왼쪽 중앙 미드필더로 나온 벤 화이트 선수는 수비시에는 센터백으로 내려와 6백을 형성하고, 공격에는 가담을 거의 참여하지 않고 후방에 머물러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박스 안에 최대한 많은 수비수들을 포진시키겠다는 그레이엄 포터 감독의 전술이였습니다.
(화이트 선수는 후방에서 사진에 보이지 않음)
브라이튼의 공격전술은 단순하면서 강렬했습니다. 선수비 후 역습이였는데요, 여기에는 브라이튼의 크랙 트로사르의 주력과, 좋은 패서인 다비 프로퍼 선수가 주축이였습니다. 브라이튼은 맨시티 상대로 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구사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되었습니다. 많은 팀들이 이전에 시티를 상대로 강하게 압박하다가 뒷공간을 내어주었으니까요. 하지만 막상 본인들의 박스에서는 불안함을 표출했습니다. 수비 시 박스 안 너무 많은 선수들이 투입되어서인지 마크맨을 찾지 못하거나 측면에서 침투하는 선수들을 막아주지 못했습니다.
(수비수들 여섯이 박스 내에 좁게 포진하며 측면의 선수들을 전부 놓치는 브라이튼)
맨시티는 본인들의 장점인 인버티드 풀백을 꺼냈습니다. 스톤스가 라이트백 위치에 서고 칸셀루가 미드필드로 올라가 수적 우위를 점하는 전술입니다. 이 전술의 핵심은 칸셀루인데, 지난 첼시전에서는 첼시 선수들이 칸셀루 선수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바람에 경기를 내어주었죠.
(5번의 스톤스, 27번의 칸셀루. 칸셀루가 미드필드에 가담하여 수적 우위를 높여줍니다.)
이 장면에서도 그랬지만, 브라이튼의 측면, 특히 벨트만 선수가 있는 오른쪽은 계속해서 맨시티에게 득점기회를 허용했습니다.
오늘 브라이튼의 좌우 윙백들은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왼쪽의 베르나르도 선수는 공격작업 중 많은 턴오버를 보여주었고, 오른쪽의 벨트만 선수는 지속적으로 수비불안을 표출했습니다. 한편 시티의 오른쪽 날개인 마레즈도 안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공격 찬스를 날리거나 드리블돌파가 간단히 막히는 등, 최근의 안좋은 폼을 계속해서 이어나갔습니다.
개인적으로 오늘 브라이튼의 스리백 중 아담 웹스터도 경기력이 처참했습니다. 오른쪽의 아담 웹스터 선수는 집중력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계속해서 측면과 뒷공간을 노출하고 마크맨을 놓치거나 클리어링, 패스 미스가 났으며, 전반 29분 간접프리킥도 내어주었죠.
전반 43분 맨시티의 선제골 장면에서도 4번 웹스터와 34번 벨트만 선수가, 특히 4번 벨트만 선수가 쉽게 제쳐지며 선제골을 실점하는 결정적 실수를 하였습니다. 이전까지 시티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던 포터 감독의 전술은 어느정도 성공하나 싶었지만, 끔찍한 수비진의 수비와 공격진의 아쉬운 득점찬스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포덴에게 어이없게 벗겨지는 벨트만과 웹스터)
후반전 들어 브라이튼은 전술적 변화를 가져갔습니다. 왼쪽 스토퍼인 댄 번이 왼쪽 풀백, 왼쪽 윙백인 베르나르도 선수가 왼쪽 윙으로 올라가며 4-4-2 형태를 보였습니다. 포백 전환 이후 브라이튼의 우측면 수비는 안정세에 돌입하며 벨트만 선수는 3백의 윙백이 아닌 포백의 풀백이 더 어울림을 증명했습니다.
후반 57분 느린 댄 번을 이용하여 마레즈가 1대1찬스를 맞았으나 역시 득점에 실패하였고, 이대로 간다면 주전자리를 뺏기는건 시간문제로 보입니다.
포백 전환 이후, 브라이튼은 라인을 올리며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고, 시티는 라인을 내리고 볼을 돌리며 브라이튼의 압박을 유도하여 역습을 노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본인들의 진영에서 턴오버를 보이며 안함을 노출했습니다. 브라이튼도 왼쪽 풀백인 댄 번 선수의 느린 주력이 부각되며 지속적으로 돌파당하거나 뒷공간을 노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로버트 산체스 골키퍼의 슈퍼세이브로 추가실점을 하진 않았습니다.
후반 66분 시티는 최악의 경기를 보여준 마레즈와 제수스를 교체하고, 브라이튼은 타우를 불러들이고 솔리 마치, 프로퍼 선수를 빼고 무페이 선수를 투입했습니다. 마치 선수는 왼쪽 윙에서 풀백/윙백으로 포변한 선수로 팀의 성골유스이자 공격력의 핵심을 책임지는 선수인데, 오늘은 442의 우측윙으로 뛰며 다재다능함을 보였습니다. 반면 시티의 제수스는 교체투입 후 본인 진영에서만 턴오버를 두 번 보여주며 득보다 실이 되는 교체가 되었습니다.
후반 추가시간 1분 산체스 키퍼와 루이스덩크와의 소통, 판단미스로 PK를 내주게 되었지만 스털링이 실축하였습니다. 경기 내내 보여준 모습에 비해 조금 아쉬운 미스지만, 추후 호흡을 맞추며 개선가능한 부분이라고 판단됩니다.
오늘 시티의 교체는 전부 실패했네요. 제수스는 위협적이지 못하고 턴오버를 남발했고, 스털링은 찬스를 날리고 PK까지 실축했습니다. 경기는 시티가 이겼지만, 결정력 차이로 겨우 이긴, 그런 경기였습니다. 고군분투한 브라이튼이 더 돋보인 경기였네요.
주요 선수 평가
1. 퍼시 타우 (브라이튼, RF)
리그 데뷔전에서 감각적인 드리블과 좋은 연계로 통통 튀는듯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앞으로의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입니다.
2. 아담 웹스터 & 조엘 벨트만 (브라이튼, RCB, RWB)
양 팀 통틀어 최악의 선수들. 웹스터는 경기중 집중력 부족으로 계속해서 실수를 하였으며, 벨트만은 경기 내내 거친 모습을 보이고 공 수 어느쪽으로도 뛰어나지 못했습니다.
3. 리야드 마레즈 (맨시티, RW)
득점찬스를 너무 많이 낭비했으며 턴오버도 잦았습니다. 이대로라면 정리하고 다른 선수의 보강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4. 베르나르도 실바 (맨시티, LW)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오늘 시티의 베스트. 많은 활동량을 보여주고 간결하지만 위력적인 드리블과 위협적인 슈팅을 보여주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5. 로버트 산체스 (브라이튼, GK)
새로운 스타의 탄생 예고일까요? 강팀 시티를 상대로 엄청난 선방을 계속해서 보여주며 오늘 경기를 통해 매튜 라이언을 제치고 확실한 주전으로 발돋움한 것 같습니다. 중간 위험한 판단미스 한두개가 있긴 했지만, 그정도는 지속적인 출장으로 개선이 가능해보입니다. 오늘 브라이튼의 베스트.
개인적으로 오늘 포터와 펩과의 전술싸움은 포터의 승리라고 봅니다. 강팀 시티를 상대로 로테이션을 돌렸음에도 불구하고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시티가 최근 경기들중에 이렇게 고전한 적이 있나 싶을정도로 잘 대처해나갔습니다. 어쩌면 맨시티 전술의 파훼법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