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24 03:49

동아시아의 상상의 동물, 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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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동아시아의 상상속의 동물인 해태를 알아보려고 해!



■ 해태(해태 또는 해치)
한자로는 獬廌 또는 獬豸라고 쓰고 독음은 해치 또는 해태, 두 가지로 읽어.

image.png 동아시아의 상상의 동물, 해태
(북위 때에 만들어진 해태 토우)

사자같기도 하고 구름 같은 갈기를 가지고 코는 크고 수염이 달렸고, 가장 큰 특징은 이마의 큰 뿔이 하나있어.
선인은 그냥 내버려두고 악인은 머리의 뿔로 받아 버린다고 하는 한국과 중국의 상상의 동물로 알려져있지.
요순시대에 태어나 중국 동북지방에 살며, 신선이 먹는다는 멀구슬나무 잎사귀만을 먹고 산다고 전해져.
그래서 해태의 초기 이미지는 위 사진에 나온 토우처럼 앞으로 길게 뻗은 외뿔로 형상화 되었지.

■ 우리나라 해태

image.png 동아시아의 상상의 동물, 해태
어떤 사람은 한국의 해태 석상에 뿔이 없는 이유를
해태라는 영물 자체가 천자(황제)만이 사용할 수 있는 동물이기에
한국의 해태는 대개 뿔이 전부 다 사라진 형태를 띠었다고 주장하기도 해.
그래서 기린에 가까운 형태도 사용할 수 없었기에 사자에 가까운 해태를 만들고 뿔이 없으니까
해태가 아니라 사자라고 우긴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이건 우리나라의 해태가 '신양(神羊)'으로 인식돼 왔음을 망각한거야.
오히려 사자상이라고 우기는 것이 더 말이 안되는 게 자금성 앞에 배치된 파수꾼 석상이 '사자'야.
경복궁 중건이 1865년에 시작됐는데 이때는 중국과 사대관계를 하고 있었어.
이런 상황에서 자금성 앞에 있는 사자를 궁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불가능 해.
그렇기 때문에 대신 내세운 것이 '해태'지.
게다가 기린은 황제국만이 사용한 상징이 결코 아니고
동아시아 국가들이 관제가 아닌 고작 상징물을 두고 편협하게 외교적 마찰을 일으킬 이유도 없을 뿐더러
기린은 대군의 단령 흉배에도 새겨질 정도로 만연했어.
그리고 해태상을 제작하라고 명한 흥선대원군 본인의 흑색 단령에 흉배로 새겨진 짐승도 기린이야.

또 해태의 모티브는 중국 진나라(晉) 당시 월지국에서 조공한 사자야.
우리나라의 경우 사자를 실물로 본 적이 없으니 해태한테 갈기가 있다는 것과 영수인 기린과 유사하다는 이야기만 전해 듣고
해태의 모습을 창작할 수밖에 없었고 우리에게 친숙한 개의 모습에서 형상을 따와 '한국형' 해태의 모습이 된 거야.
특히 기린과 유사하다는 얘기를 토대로 묘사된 해태는 '양'의 형태를 따서 뿔이 두개로 묘사되고 있어.
일례로 중국에서 '해치관'에 대한 논쟁을 하는데, '해태는 뿔이 하나인 일각수(一角獸)인데 해치관의 형태는 뿔이 두 개이므로 이는 잘못이다'라는 얘기가 나와.
물론 이건 의복에 국한된 논쟁이나 중국에서조차 이전까지 해태는 뿔이 두 개 돋은 '양'으로 인식되는 등 형상을 두고 다양한 묘사가 있어왔음을 알 수 있어.
이러한 인식은 한국에 그대로 넘어와서 한국의 해태는 일각수로 묘사되기도, 신양이니까 말린 뿔 2개가 달린 짐승으로 묘사되기도 해.
그야말로 뒤죽박죽이라고 할 수 있어.
그리고 신양으로 인식한건 조선 후기에 황성신문 기사로도 남아있지.

image.png 동아시아의 상상의 동물, 해태
(통도사 탱화에 묘사된 해태)

image.png 동아시아의 상상의 동물, 해태
(광화문 앞 해태상의 뿔 표현)

image.png 동아시아의 상상의 동물, 해태
(고려시대 제작된 해태모양 연적)

뿐만 아니라 신라시대 창건된 통도사 탱화의 해태는 안으로 말린 뿔을 가지고 있고
1981년 신안선에서 출토된 고려시대 해태모양 연적에서도 해태 뿔이 2개로 묘사되고 있어.
광화문 앞에 놓인 해태 역시 안으로 말린 2개의 뿔 자욱을 가지고 있지.

이 광화문 앞에 있는 한 쌍은 해태가 법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경복궁을 지을 당시 관악산이 품고 있는 화기를 불을 먹는 해태를 통해 억누르려고 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어.
근데 고종실록을 보면 하마비와 궁내외 경계 표식으로 사용하려고 갖다놓았음을 확인할 수 있지.

image.png 동아시아의 상상의 동물, 해태
민화 속에 등장하는 해태는 이름의 한자부터 '海陀'에 물을 다루는 인식이 반영돼 화재를 막아 주는 영물로 인식하기 시작했어.

정조 때에 편찬된 동국세시기는 당시의 세시풍속을 전하는데, 정월이면 대문에 용이나 호랑이를,
부엌문에는 해태를, 광문에는 개를, 안채와 사랑채 사이의 중문에는 닭을 그려 붙인다라고 말하고 있어.
민간에서는 해태를 중국에서 건너와서 정의구현의 상징으로 사용된 해태와는 전혀 다르게 인식하였던 거지.
특히 화재를 막고 물을 다루는 영수라는 인식은 19세기 전까지는 볼 수 없다가 추후에 알기 시작했어.

민속에서는 '해치'라고도 하며, '해님이 파견한 벼슬아치'라고도 불렀어.
물론 이는 민간어원에 더 가까운 것으로 한자어 해치를 한글로 풀어서 새로 해석한 것일 뿐이야.

한국에서는 법의 상징이라는 본래 위치보다 화기를 억누르는 친숙한 영수로서 더 유명하지.
나쁜 놈들 잡아서 혼내 주는 이미지가 더 널리 퍼진 것만 봐도 한국의 해태가 얼마나 민중과 가깝고도 익살스러운 영수로 변형되었는지를 알 수 있어.

image.png 동아시아의 상상의 동물, 해태
화기를 억누른다는 상징성이 있기 떄문에 소방관 정복의 깃표장 디자인으로 사용되고 있지.


■중국 해태

중국에서는 신양(神羊), 식죄(識罪)라고도 불러.
영어로 Unicorn-Lion(외뿔사자)라고 부르고.
기본적으로 사자가 결합된 형태도 있지만, 보다 중국에서 친숙해진 주류 해태의 형상은 기린의 모습이 더 가까워진거래.
그래서 해태의 몸에서 용이나 기린과 같이 비늘이 묘사되기 시작해.

앞서 본문에도 나왔지만 법(法)이라는 단어가 중국의 해치에서 나왔어.
중국 한의 양부가 지은 『이물지』에서 최초로 그 묘사를 찾을 수 있는데,
이에 따르면 "동북 지방의 황량한 땅에 어떤 짐승이 사는데 이름을 '해치'라 한다. 뿔이 하나이고 성품이 충직하다.
사람들이 싸우는 것을 보면 바르지 못한 자를 들이받고, 사람들이 서로 따지는 것을 들으면 옳지 못한 자를 문다"고 나와있고,
법을 의미하는 한자인 법은 원래 '해태가 물처럼 고요하게 판단해서 틀린 상대를 받아버린다는 의미'의 고자(古字)인 灋였는데
너무 복잡해서인지 해태 치(廌)가 빠진 형태가 지금의 법(法)자라고 해.

■해태가 모티브된 캐릭터들
대한민국 소방 - 파이어스
국민건강보험공단 - 건이, 강이
대전 솔로몬 로파크 - 해돌이, 해순이
내 친구 해치, 서울소방 - 해치
갓오브하이스쿨 - 한대위의 차력
디지몬 테이머즈 - 시사몬, 챠츠라몬
마블 코믹스 - 해치
스톤에이지 - 해태, 해치, 도철
드래곤빌리지 - 해태드래곤


image.png 동아시아의 상상의 동물, 해태
여담으론 일제강점기에 많이 팔린 담배로 '카이다'라는 상표가 있었는데 모델이 바로 해태야. (카이다는 海駝의 일본식 발음이야.)



잘 읽었다면 추천 한 번씩 해주면 다음에도 또 써줄게 :)

https://www.fmkorea.com/3370525625 - 한국 토종괴물 장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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