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가 될 마음은 추호도 없지만
최근 주변에서 비건들과 만나 생활하며
그들의 식습관과 섭취 가능한 식품들을 접하고
생각보다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엄격한 비건을 상대하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힘들다
먹는 것에 대한 학습이 엄청나게 되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재료하나하나 모두 신경써야함
채식 메뉴로 생각하고 준비해간 떡이었지만
떡고물에 들어간 분유때문에 먹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을때는
정말 두손두발 다 들어버렸음
그래도 언제까지나 마이너일줄 알았지만
채식주의자들의 확산세는 생각보다 빠르고
그들을 노리는 식품시장 또한 급속도로 발전하고있다
이제는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식품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고
이런 추세에 맞추어 나도 쇼핑할 때마다
어느샌가 채식주의가 가능한 제품인가 여부를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래서인가 러시아 식료품점에서 점원 추천으로 구입했던
야채페이스트 이크라(икра)를 보고서 맛 보다는
비건식으로서의 용도에 더 주목했는데
이크라가 뭔가 하면 가지, 호박, 토마토, 양파, 당근, 피망 등등
여러야채들을 잘게 썰어서 볶아만든 우즈베키스탄의 보존식이다
이크라(икра) 는 원래 캐비어같은 생선알을 일컫는 단어인데
이런 이름이 붙은 이유는 모르겠지만
'야채로 만든 캐비어'
'가난한 자들의 캐비어'라고 불리는 것을 보니
대충 이름의 유래가 상상은 간다
가지맛과 주키니호박맛이 있는데
내가 산 건 가지맛
소금 설탕을 제외하면 순수하게 야채만으로 이루어진
훌륭한 비건용 식품
https://blog.naver.com/choibongae/222197242474
다른설명
이크라는 그 자체로 하나의 요리로 간주되는지
이 것을 이용한 요리레시피는 찾기가 힘들다
그래도 그냥 먹기엔 향이 좀 거슬리기 때문에
요리를 하는게 나은데
그래서 만든게 이크라를 이용한 비건 파스타
엄청나게 간단한 요리로 알리오 올리오와 거의 같다
편마늘이 없어서 다진마늘로
달군팬에 올리브유와 마늘을 넣어 향을 내주고
반쯤 삶아진 면과 소금을 팬에 넣고 면수를 부어가면서 끓이다가
이크라와 토마토 소스를 2대1 비율로 넣어 돌려주면 끝이다
(이크라 특유의 향이 좀 거슬려서 토마토 소스를 섞었다)
소스가 들어가서인지 유화도 굉장히 빨리 일어나
쉽게 꾸덕해진다
심플 그 자체
후추만 뿌려서 마무리
일반적인 알리오 올리오보다 복합적인 맛과 향이 난다
이크라가 생각보다 진한 감칠맛과 향의 덩어리기 때문
중간중간 씹히는 야채의 식감도 나쁘지 않고
아주아주 무난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
https://blog.naver.com/choibongae/222256472956
나는 굳이 비건식을 먹을 이유도
만들 이유도 없지만 이건 일종의 트레이닝이고
해먹을 가치가 충분히 있다
비건들에게 줄 수 있는 특색있는 재료와 레시피를 하나 알고있는것 만으로도
그들을 배려할 수 있는 하나의 노하우가 되는거니까
채식을 떠나 얻게 된 맛있고 깔끔한 파스타 레시피 덤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