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101FF3-8DC4-4987-9673-B53D6F9F3530.jpeg [디 애슬레틱-제임스 피어스] 1월 센터백 영입/바이날둠 등](http://image.fmkorea.com/files/attach/new/20201208/340354/1464962524/3246314779/d7f35f9eb4f12fecb3051cf2196cf33f.jpeg)
5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관중석은 티켓을 구한 2000명의 팬들로 들어서 있었다. 270일 만의 일이었다. 30년의 기다림을 목도하지 못한 사상 초유의 일로 리버풀 팬들은 더할 나위 없는 기대감에 응집되어 있었다.
주장인 조던 헨더슨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지난 7월, 관중석은 비어있었고 시내 거리 퍼레이드는 진행되지 않았다.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안필드는 고요했다.
일요일 울버햄튼 전은 선수단이 팬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표출할 첫번째 기회였고,직관한 팬들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팬들을 대신해 이 자리에 있다는 걸 자각하듯이 응원가를 불렀다.
안필드엔 1990년 이후 사상 최초로 “Bring on the Champions”가 울려펴졌고, 뒤이어 “Campione”, “You’ll Never Walk Alone”이 흘러나왔다. 살라가 코너 코디에게 견제를 받고 후반전 진영을 바꿔 콥 스탠드로 공격을 전개하자 팬들은 응원으로 화답했다.
“완벽한 밤이었습니다. 2천명이 들어선 게 어떤 느낌일 지 상상해보셨습니까. 이리도 좋을 줄은 몰랐습니다.”
퀴빈 켈러허는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무실점으로 마무리하면서도 발밑에서 별다른 실책을 범하지 않았다. 그 어린 선수가 페널티 박스에서 지시를 내리면서 수비진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다.
희소식은 햄스트링 치료를 순조롭게 받고 있는 알리송이 별일이 없으면 다음 주 일요일 풀럼 전에 복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켈러허는 어깨를 쫙 피고 다닐 만한 자격이 있다. 켈러허는 아드리안을 확실하게 뛰어넘었다. 알리송의 백업 자원으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로버트슨은 울버햄튼 전에서도 그냥 잘했다. 끝. 반대쪽의 니코 윌리엄스는 초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경기 초반 받은 카드를 잘 관리했다. 울버햄튼은 아다마 트라오레를 옮겨 니코를 후반전 공략 목표로 삼았지만 니코는 흔들리지 않았다.
파비뉴와 마팁은 반다이크와 조 고메즈가 결장한 가운데서도 견고한 센터백 조합을 더욱 공고히 다졌다. 반다이크를 전방십자인대로 잃었지만, 리버풀은 지난 11경기에서 6경기 무실점 경기를 달성했다. 실점은 단 6골이다.
1월에 센터백을 영입하면 시즌 후반기에 임하는 선수단에 심신의 안정과 양질의 선수를 더해줄 수는 있겠지만, 두 유망주인 리스 윌리엄스와 냇 필립스가 월반해서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한달 전과 같은 긴박감은 없다.
어제는 또 다른 아카데미 성골 유망주인 커티스 존스가 중원에서 바이날둠과 조던 헨더슨과 함께 제몫을 해준 날이었다. 자신의 테크닉, 피지컬, 전술 이해도가 1부 리그에서도 충분히 통용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존스는 벌써 지난 19-20시즌보다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쌓아올렸다.
헨더슨은 중원에서 그 존재감을 보여주면서 분위기를 사로잡았다. 패스 성공률 91%를 찍은 헨더슨이 기록한 패스 수는 81회, 가장 많이 패스를 했다. 헨더슨은 7차례나 볼 소유권을 재확보한 유이한 선수였다. 다른 한 명은 로버트슨이다.
역습으로 일궈낸 득점을 절친인 반다이크에게 헌정한 바이날둠은 감탄스러움 그 자체였다. 도통 지친 기색을 보이지도 않는 바이날둠은 기계 같은 선수다. 지난 5주 동안 구단과 국대에서 11경기 연속으로 선발로 출전했다.
하지만 현행 계약이 마지막 6개월 차로 접어들면서 바이날둠의 거취는 불확실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여전히 클롭은 상당한 규모의 조건을 받을 만하다고 여기는 바이날둠과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걸고 있지만, 바이날둠이 하릴없이 리버풀을 떠나게 된다면 그는 리버풀의 레전드로서 구단을 떠나게 될 것이다.
1선에선 조타 대신 피르미누를 선발로 내세운 클롭이 옳았다는 걸 피르미누가 보여주었다. 브라질리언 그 특유의 번뜩임이 돌아왔다.
마네는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몇차례 보여준 빌드업 플레이는 울버햄튼의 수비진에 압박을 가했다. 반대쪽에선 살라가 뒤흔들었다. 선제골과 마팁의 골을 창출한 살라는 17-18시즌 개막 이후 112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82득점 30어시스트) 이와 가장 근접한 수치를 기록한 선수는 91개를 기록한 해리 케인이다.
아놀드와 나비 케이타가 부상에서 복귀한 것도 보너스가 되었고, 여기에 앞으로 몇주 안에 티아고 알칸타라와 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이 복귀하면 클롭에게 닥친 난이도는 한결 낮아질 것이다.
이번 시즌 리버풀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생각해보면, 단순 골득실차로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는 건 정말 놀랄 노자 그 자체나 다름없다.
경기가 끝나고 한결 감격에 차 콥 스탠드로 향한 클롭은 가슴에 새겨진 리버버드를 쓰다듬기 전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30년 만의 목마름을 끝내고 역사에 글씨 하나를 덧새김한 리버풀 탈의실에선 지난 시즌 하지 못했던 경험을 한 번 해보자는 연료가 쉴새없이 공급되고 있다. 이번에 리버풀이 그 임무를 완수한다면 안필드는 황홀경한 공간이자 장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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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heathletic.com/2239704/2020/12/07/liverpool-wolves-fans-goosebum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