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9 01:47

포텐 슈베르트의 마왕에 대한 추억

조회 수 26671 추천 수 194 댓글 78

880.jpg 슈베르트의 마왕에 대한 추억
675.gif 슈베르트의 마왕에 대한 추억


슈베르트의 '마왕'은 그가 17살에 작곡한 가곡으로


괴테의 시 '마왕'에 큰 감명을 받아 만든것이라고 한다.


국내에선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OST로 나와


재조명을 받았었다. 이처럼 유우명한. 세계적인 이 가곡을 


난 아직도 잘 듣지 못한다. 개무서웠던 초딩시절의 기억이


생각나기 때문에.




초등학교 5학년인가 6학년인가, 마지막 교시로 음악수업이


있던 날이었다. 그 날 음악 수업은 애들이 쓉노잼이라고


입모아 말하는 클래식 음악수업. 다만 나는 이 시절부터


음악을 좋아했기 때문에 기대만땅으로 수업에 임했다. 


수업이 시작되자 선생님은 교실의 불을 끄고 동영상을


틀어주었는데 바로 그 동영상은 슈베르트 마왕에


대한 것이었다. 나는 평소대로 음악에 몰입하였고


이내 공포에 휩싸이게된다. 음악이 오줌쌀정도로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미친듯한, 사람을 잡아먹을 듯한


스타카토와 옆반 호랭이 선생님보다 소름끼치는


성악가의 목소리, 여기에 잔혹한 영상 속 애니메이션과


천둥번개치는 을씨년시런 날씨의 콜라보는


나에게 태어나서 가장 큰 공포를 안겨주었다.


물론 그 당시 심하게 과몰입해서 그런것이겠지만


어린 나에게는 너무나 감당하기 힘들었다. 


겁먹은 것을 티낸다는 것은 화장실에게 똥 싸는것과


비슷한 것이었기에 친구에게 이러한 나의 상태를 


알리지는 못했다. 쪽팔리기도하고 가오 상하기 싫기도 하고..


식은땀을 줄줄흘리며 오줌이 샐것만 같은 느낌을 


억지로 참았다. 이후 받게된 이론수업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오직 내 대가리 속엔 성악가의 목소리와


피아노 스타카토 소리만 가득찼었다. 어찌어찌 수업은


끝나고 종례까지 받은 나는 빨리 집에가서 심적 안정을


되찾고 싶었다. 그래서 우산을 들고 학교를 곧바로 


탈출했는데 나가자마자 깨닫게 되었다.


집으로 가는 길이 개좆같다는 것을.


234235.png 슈베르트의 마왕에 대한 추억



나는 초딩 때 시골에 있는 아파트에 살았다.


학교까지 거리가 꽤 멀었는데 걸어서 다녔으며


논밭을 양옆에 낀 기다란 직선도로를 반드시


거쳐야 했다. 학교에서 나와 조금 걷다가 꺾으면


직선도로가 보였다. 나는 마왕때매 겁먹은 상태로


이 긴 구간을 지나야했었다. 그것도 천둥번개


뒤지게 치는 날에. 그래도 난 안락한 집에 도착하기만


하면 다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하며 멘탈을 추스리고


발걸음을 옮겼었다.


68885685.jpg 슈베르트의 마왕에 대한 추억

그렇게 간신히 잡은 나의 멘탈은 곧바로 흔들렸다.

바로 위 사진의 주인공 무당개구리를 


간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개같은 새기들은


비오는 날이면 기어나와 온 도로를 지들 


세상인것마냥 뛰댕기고 다녔는데 문제는 하도 


깝치는 바람에 지나가는 차나 오토바이 등에


온몸이 박살났었다. 그래서 비오는 날이면 뒤진 


무당개구리들의 시체로 도로가 범벅이 되었다.


내장 튀어나온 놈, 대가리만 남아있는 놈...


도로에 널린 무당개구리들의 상태는 매우 끔찍했다.


나는 너무나 무서웠다. 마왕이 내가 착하게 안 살아서


저주를 내린거라 생각했다. 무당개구리 시체를 보는게


처음이 아니었음에도.


098098.png 슈베르트의 마왕에 대한 추억

뒤져서 너덜리는 무당개구리와 그것 밟으며


폴짝거리는 살아있는 무당개구리들


그 수는 계속해서 늘어났다. 집까진


아직 한참이나 남았는데 눈앞에 이런 광경이


펼쳐지자 나는 우산 쥔 손을 바들바들


떨며 천천히 나아갔다. 당찼던 초반 걸음걸이는


극도로 소심해졌는데 행여나 무당개구리의


시체를 밟을까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집과의 거리가 차츰 좁혀질때쯤


갑자기 천둥이 번개를 동반하여 하늘을 찢어발기듯이


휘몰아쳤다. 극도의 긴장상태였던 나는 그 소리와


번쩍임에 깜짝놀라 발이 잠시 엉켰었는데..


5474747537.jpg 슈베르트의 마왕에 대한 추억

발에 무언가 물컹하는 느낌이 있길래 확인해보니


무당개구리새기가 내 발에 압사당해버린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제대로 밟았는지 배때지에는 정체불명의


하얀 물체가 철철 흘러나왔고 나는 이성의 끈이


날라갔다. 나는 곧바로 우산을 집어던지고 집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빤스런 하는 


동안에는 그 동안 나의 저질렀던 죄를 하늘에 


고백하면서 눈물콧물 질질짯으며 목이 쉴때까지 


"살려주세요" 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렇게 아파트에 온 몸이 젖은채로 도착한 나는


엘레베이터를 타는 와중에도 무서워서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갑자기 마왕이 나를


잡아가거나 죽일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이


계속해서 남아있었고 그것은 머리속에 남아있는 음악 


때문에 가능한것이었다. 드디어 집에 도착하자


안도감에 2차로 울어재꼈고 놀란 부모님이


나를 어르고 달래어 겨우 진정되어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후 마왕을 나 스스로의 금지곡


으로 지정하여 오랜기간 절대로 듣지 않았고 


접할기회도 없었다. 그러다 최근에 유투브 추천 동영상에


뜨길래 한번 들어보니 옛날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물론 그때처럼 덜덜거리진 않지만


트라우마 때문인지 여전히 무섭고 소름돋긴한다.


원래 겁이 많긴하지만 넘사벽의 공포를 느꼈던 순간은


역시 슈베르트의 마왕을 접했을 때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추억이라 부르긴 하지만 죽을때까지 


마음 한 구석에 계속 남아있을듯 싶다.





  • BEST [레벨:21]케뷘뒈브롸이눠 2019.12.09 02:33
    감성적인 분이시네요 그런데 무당개구리는 좀 무섭다
  • BEST [레벨:27]종발 2019.12.09 11:13
    아들아 왜 그렇게 떨고 있느냐
  • BEST [레벨:3]마법소녀에레나 2019.12.09 12:36
    종발 아버지 저기 마왕이 손짓하고 있어요
  • [레벨:13]호돈甲 2019.12.09 12:44
    ㅇㄷ
  • [레벨:32]지방흡입이영자 2019.12.09 12:44
    근데 어린나이에 슈베르트의 음악을 그렇게 생생하게 느끼긴 쉽지 않은데 예술적으로 뭔가 소질 있을 수 도 있음. 초딩때부터 클래식 좋아했다는 것도 그렇고
  • [레벨:23]아홉꼬리여우 2019.12.09 12:49
    마왕 선생마다 다 같은 애니메이션 틀어주는 것 같음 ㅋㅋㅋ
  • [레벨:7]으후루후으 2019.12.09 12:49
    아빠마왕이날따라와요 당신이한짓을아나봐요
  • [레벨:6]Pigo 2019.12.09 12:50
    ㅋㅋㅋㅋㅋㅋㅋㅋㅋ개구리나오는부분부터 ㅈㄴ웃기네ㅋㅋㅋㅋㅋㅋㅋㅋ
  • [레벨:9]rlaehdfb 2019.12.09 12:51
    우린이거가창시험봤는데
  • [레벨:1]VXI 2019.12.09 12:53
    로드킬당한 동물 보면 너무 징그럽고 갑자기 생각날때도 많음 ㅡㅡ
  • [레벨:23]한머리두냄새 2019.12.09 13:21
    VXI 얼마전에 눈앞에서 비둘기가 자동차 바퀴에 밟히는 걸 봤는데 엄청나게 푸덕거려서 도로에 새털이 엄청 날리더니 엉금엉금 기다가 죽더라 비둘기 정말 싫어하지만 엄청 측은하고 잘 안잊혀지네
  • [레벨:2]FMkr2020 2019.12.09 12:57
    마왕 저거 피아노 유치원 다닐때 감상시간이라고 들었는데 개무서웠음 영상에 빨려들어가는느낌?
    그뒤로 천둥치거나 어두운을씨년한날이면 저마왕 생각나면서 공포에 떨음 혼자 못잠 악몽에도 나오고 27살먹은 지금도 기억나는게 침대위에 마왕이 낫들고 부모님 대려간다고 윽박지르는 악몽인데.... 저 영상을 여기서 다시보네
  • [레벨:9]챔스는롤챔스 2019.12.09 13:02
    근데 아들이 왜 죽은거야? 원래 감기같은거 걸렸었나
  • [레벨:17]추즌 2019.12.09 13:09
    챔스는롤챔스 열병으로 원래 죽어가는 설정이였음
  • [레벨:9]챔스는롤챔스 2019.12.09 13:43
    추즌 헛것을 보았구나 아이고ㅜ
  • [레벨:2]레드아머 2019.12.09 16:51
    챔스는롤챔스 병걸려서 아버지가 비오는날 말태우고 진료를 받으러 가는 길인데 아들이 헛것을 보다가 결국 죽는 슬픈 이야기임ㅜ
  • [레벨:7]좐리 2019.12.09 13:09
    마왕은 일본애니 에피보다가 빵터짐ㅋㅋ
  • [레벨:3]모세미 2019.12.09 15:27
    좐리 사카모토입니다만?
  • [레벨:7]좐리 2019.12.09 15:28
    모세미 콜라트림이 압권이었음요
  • [레벨:3]모세미 2019.12.09 15:36
    좐리 ㅇㅈ
  • [레벨:1]femco 2019.12.09 13:14
    아 이게 17살때 만든노래구나. 어쩐지 음악이 뭔가 아쉽더라니
  • [레벨:20]Sheikh Ma7 2019.12.09 13:20
    마왕 저거 나도 초딩때보고 트라우마생김 ㅈㄴ무서우서ㅓ,,
  • [레벨:15]델리리움 2019.12.09 13:49
    떡잎부터 개씹음잘알
  • [레벨:3]윌리볼리 2019.12.09 13:57
    중딩때 마왕 들었었는데 아직도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음ㅋㅋ
  • [레벨:23]닉세탁 2019.12.09 15:50
    네 다음 쫄보
  • [레벨:3]skssdi01 2019.12.09 17:23
    개쫄보ㅋㅋㅋㅋ
  • [레벨:1]무채색 2019.12.09 17:23
    중학생때 들었는데 완전 좋았는데
  • [레벨:4]호두난두 2019.12.09 19:12
    영상이 무서울만 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
  • [레벨:10]덴마크타투 2019.12.10 00:45
    제리케이새끼 마왕 앨범도 사고 좋아했었는데
  • [레벨:2]돼고비돼 2019.12.10 03:46
    감성충만 ㅎㅎ
  • [레벨:15]박정수 2019.12.11 06:35
    영상 그림 존나 기괴하긴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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