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3 23:51

최초의 십자군 - 헤라클리우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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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글

https://www.fmkorea.com/2906531724 (로마제국의 '대제'들)


(동)로마글

https://www.fmkorea.com/2910438571 (동로마사 - 주목할만한 황제들 1. 전기 동로마 제국 전편)


* 헤라클리우스(고전 라틴어), 에라클리우스(남유럽 라틴어), 이라클리오스(그리스어)등 여러 발음으로 표기되는 황제지만 일단 헤라클리우스로 표기 통일함


* 영문위키, Kings and Generals [Byzantine-Sassanian War of 602~628) https://www.youtube.com/watch?v=B8tavupAl5g, 워렌 트레드골드의 [비잔틴 제국의 역사]를 베이스로 쓰여진 글입니다. 


오류가 있다면 댓글로 태클 ㄱㄱㄱㄱ


사산조/사산왕조/페르시아/사산왕조 페르시아 = 사산 왕조 페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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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가 다스리면 더 낫겠는가? "


포카스Phocas의 찬탈은 동로마 제국을 파멸로 이끌었다. 사산왕조 페르시아의 군대는 동로마 제국군을 속속히 격파하며 시리아를 장악하고 아나톨리아 일대를 유린하여 수도 콘스탄티노플Constantinople을 위협했다. 


포카스는 그의 부족한 정통성을 채우기 위해 잔혹한 폭정을 지속하였고 아직 페르시아와 아바르에 점령되지 않은 도시 내부에서는 청색당과 녹색당의 분쟁이 지속되었다. 동로마 제국의 운명은 그야말로 풍전등화였다. 


608년, 카르타고 엑사크르(Exarch,총독) 대(大) 헤라클리우스Heraclius는 존망의 위기에 빠진 제국을 구하기 위해 거병했다.


대(大) 헤라클리우스의 조카 니케타스는 이집트와 시리아를 장악하였고, 그의 아들 소 헤라클리우스Heraclius는 원로원과 시민의 도움을 받아 콘스탄티노플에 입성하였다. 


마침내 폭군 포카스는 폐위 되었고 소 헤라클리우스는 황제의 자리에 오른다.

(대(大) 헤라클리우스에 대한 기록은 이후 따로 없기에 죽은것으로 추정된다)


1.jpg 최초의 십자군 - 헤라클리우스 -1
포카스는 헤라클리우스에게 처형되기 전 헤라클리우스의 "그대가 제국을 이렇게 만든 자 인가"라는 질문에 "그대가 다스리면 더 낫겠는가?" 라고 답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황제만 바뀌었다고 상황이 드라마틱하게 달리졌을까? 답은 아니다. 610년 동로마 제국은 사방팔방에서 공격받고 있었다. 


아바르족Avars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카간의 통치아래에 동로마 제국의 발칸반도 통치를 크게 위협하였다. 또한 아바르인들과 함께 발칸반도로 이동한 슬라브인Slavs들의 이주 역시 치명적이었다. 


이탈리아는 어떠했을까? 554년 카실리눔 전투를 끝으로 나르세스Narses에 의해 재정복된 이탈리아는 안정되는듯 하였지만 유스티니아누스 대제 사후 롬바르드족의 남하로 구멍이 송송 뚫린 형태가 되어있었고 제국은 라벤나 총독부를 위시한 중부 이탈리아와 남이탈리아 일대면 겨우 유지하고 있었다. 


서고트Visigoth의 내전을 틈타 재정복에 성공한 제국령 히스파니아는 지속적으로 서고트 왕국의 공격을 받으며 점차 축소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사산왕조 페르시아 Sassanid 였다. 


607년경 이미 페르시아인들은 메소포타미아 상류와 시리아를 정복하였으며, 칼케돈Chalcedon까지 진격하였다. 


609년 페르시아인들은 마르딘Mardin, 아미다Amida를 점령했으며 헤라클리우스가 황제로 즉위한 610년 에데사마저 페르시아군에 항복하였다. 아르메니아의 요충지 테오도시오폴리스(에르주룸)Theodosiopolis 역시 609/610년 항복하였다.  

2.png 최초의 십자군 - 헤라클리우스 -1
610년경 동로마 제국. 제국은 내부에서는 기독교 교리 문제로 싸웠야 했고, 외부에서는 수많은 이민족들의 침공을 막아야 했다. 

헤라클리우스는 먼저 사산왕조 페르시아에게 평화협정을 제의하였다. 페르시아의 침공 명분은 호스로 2세Khosrow II의 은인 마우리키우스를 참살한 포카스에 대한 응징이였기에, 포카스의 처형으로 이 전쟁 명분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왕중왕 호스로 2세는 이를 거부하였다. 


0.jpg 최초의 십자군 - 헤라클리우스 -1
사산왕조 페르시아의 최대 판도를 이룩한 왕중왕 호스로 2세 (Khosrow II)


이에 대해 역사학자 왈터 케이기(Walter Kaegi)는 호스로 2세의 목적이 아케메네스 제국의 강역을 회복하려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고 평화를 거부하였다고 주장한다. 다만 이는 페르시아측 사료가 대부분 소실되었기에 이를 입증할만한 자료는 남아 있지 않다. 


헤라클리우스는 마우리키우스 치세에 활약한 장군 프리스쿠스Priscus를 다시 등용하여 페르시아를 막게 하였지만, 프리스쿠스는 카이세리아Caesarea 일대에서 페르시아군을 막지 못하였고, 노장 필리피쿠스Philippicus로 교체된다. 하지만 필리피쿠스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고, 결국 헤라클리우스는 그의 동생 테오도루스Theodorus/Theodore와 함께 직접 지휘관이 된다. 


3.PNG 최초의 십자군 - 헤라클리우스 -1
로마-페르시아국경 지대. 주요 도시들은 형광팬으로 표시하였다.

왕중왕 호스로 2세는 무능한 지휘관 프리스쿠스와 필리피쿠스 덕분에 승기를 잡을수 있었다.


613년 호스로 2세는 장군 샤흐르바라즈Shahrbaraz를 보내 시리아를 침공하게 하였다. 안티오키아(위 지도의 Antioch)에서 헤라클리우스의 사촌 니케타스Nicetas는 페르시아의 샤힌Shahin(혹은 샤흐르바라즈의 지휘)의 군대에 대패하였고, 페르시아군은 안티오키아를 점령하였다. 


페르시아군은 안티오키아에서 멈추지않고 시리아 북부의 주요도시 다마스쿠스Damascus, 에메사Emesa(현대의 홈스), 아파메아Apamea를 점령하였으며 시리아 서쪽의 킬리키아Cilicia까지 장악 하였다. 


0.5.png 최초의 십자군 - 헤라클리우스 -1
600년대 동로마 제국군의 모습. 특이한 머리 장신구가 인상적이다


시리아 정복으로 팔레스타인은 무방비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황제의 사촌 니케타스는 지속적으로 팔레스타인에서 저항하였지만, 페르시아군은 이 저항을 손쉽게 분쇄하고 마침네 614년, 예루살렘 내부의 유태인들과 연합하여 예루살렘을 점령하였다.


6만명 가까이 되는 시민들을 학살당했고 주교 자카리아스Zakarias를 포함한 35,000명이 페르시아로 압송 되었으며 페르시아인들은 성유물 참십자가True Cross, 예수를 찌른 성창Holy Lance, 예수의 갈증을 해결해준 해면/스펀지Holy Sponge 를 모두 강탈해갔다. 


5.jpg 최초의 십자군 - 헤라클리우스 -1
로마-페르시아 전쟁기 활약한 샤흐르바라즈의 모습. 훗날 샤흐르바라즈는 호스로 2세 사후 왕중왕의 자리까지 오른다

예루살렘을 장악한 페르시아군은 파죽지세로 618년 이집트까지 밀고내려갔다. 페르시아는 칼케돈 신조에 반발하던 이집트의 단성론자들의 도움을 받으려 하였지만 단성론자들은 페르시아인들의 침공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였고, 두 세력의 협업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황제의 사촌 니케타스는 알렉산드리아의 총대주교 요한네스 5세John the Almsgiver와 함께 알렉산드리아에서 저항했지만, 내통자로 인하여 페르시아군은 알렉산드리아를 정복하였고, 니케타스는 대주교 요한네스 5세와 함께 키프로스로 겨우 빠져나갔다. 


알렉산드리아가 함락된 이후 호스로 2세는 헤라클리우스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7.jpg 최초의 십자군 - 헤라클리우스 -1
호스로 2세


 Khosrow, greatest of Gods, and master of the earth, to Heraclius, his vile and insensate slave. Why do you still refuse to submit to our rule, and call yourself a king? Have I not destroyed the Romans? You say that you trust in your God. Why has he not delivered out of my hand Caesarea, Jerusalem, and Alexandria? And shall I not also destroy Constantinople? 

(영문위키의 원문, Oman, Charles (1893), Europe, 476-918, Volume 1)


가장 고귀한 신이며, 이 세상의 왕과 주인이며, 위대한 호르미즈드와 호스로의 아들이 천하고 무지한 노예 이라클리오스에게 고하노라. 


너는 우리의 지배를 거부하고 스스로를 군주라고 칭하고 있다. 너는 우리의 보물을 빼앗고 우리의 하인들을 속이고 있다. 도적 떼 같은 군대로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있다. 


어찌 너희 로마인들을 멸하지 않으리? 너는 신을 믿는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 신은 어이하여 내 손에게 카이사레아, 예루살렘, 알렉산드리아를 빼앗아 가지 않느냐?


…… 내가 콘스탄티노폴리스까지 파괴하지 못할 줄로 아느냐? (나무위키 번역본)


(그러나 현대 학자들은이 서한의 진실성을 부정한다. 그래도 간지나니깐 장땡 아닐까?)


4.jpg 최초의 십자군 - 헤라클리우스 -1
사산왕조의 중기병


617년 다시한번 칼케돈Chalcedon이 페르시아군에 의해 점령당하자 헤라클리우스는 페르시아의 장군 샤힌에게 평화를 구걸하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호스로 2세는 이를 거부하였다. 비록 페르시아군은 이집트 침공을 위해 칼케돈에서는 철수하였지만 아나톨리아에서는 아니었다. 


c.PNG 최초의 십자군 - 헤라클리우스 -1
칼케돈의 위치, 형광색으로 표시 되어있다. 콘스탄티노플은 붉은색 밑줄


페르시아인들은 620혹은622년 아나톨리아 중부의 요충지 앙카라Ancara를 점령하였으며, 622/623년 로도스와 에게해의 군도들을 점령하여 콘스탄티노플로 가는 해로를 손에 넣었다. 이런 상황에 놓이자 헤라클리우스는 모든것을 포기하고 카르타고로 천도하려 하였다.


로마인들은 이를 신의 분노라 여겼다. 제국군은 모든 전선에서 페르시아군에게 압도당했으며 예루살렘은 함락되고 성유물들은 모두 페르시아의 손에 들어갔다. 동방 속주 대부분이 페르시아의 지배하에 들어갔고 전염병이 창궐하여 제국 전역에서는 막대한 사상자가 나왔다. 


31111520587_17cd9dc0b1_b.jpg 최초의 십자군 - 헤라클리우스 -1
페르시아 인들에게 빼앗긴 참 십자가의 일부분


서방속주(발칸반도)일대는 건사했을까? 슬프게도 전혀 그러지 못했다.


아바르인들은 싱기두눔(베오그라드)Singidunum (Belgrade), 비미나키움Viminacium (Kostolac), 나이수스(니시)Naissus (Niš), 그리고 세르디카(소피아)Serdica (Sofia)를 약탈했으며 614년에는 살로나Salona를 파괴하였다. 


세비야의 이시도르Isidore of Seville에 따르면 슬라브인들이 이미 그 시점에 그리스 일대를 침탈하였다고한다.


6.jpg 최초의 십자군 - 헤라클리우스 -1
발칸반도. 위에 언급된 도시들은 동그라미로 표시되어있다.


로마인들은 황제의 근친상간(헤라클리우스는 조카 마르티나와 재혼한 상태)이 신의 분노를 불러왔고 신은 로마인들을 버렸다고 생각하였다.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는것 같았다.


하지만 한줌의 희망은 남아있었다. 


제국은 아직 병력을 온존히 보존하고 있었다. 


헤라클리우스는 계속하여 영토를 잃었지만 군대는 보존하는데 성공하여, 622년, 영토를 절반 넘게 잃은 상황에서도 동방 방면 야전군들은 그래도 병력을 2/3 넘게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국 전역에 퍼진 패배주의는 군대도 예외가 아니었고 극심한 사기저하로 인해 효율적인 반격은 아직 무리였다. 


또한 유스티니아누스 대제 말기부터 지속된 재정파탄은 지속되었고 화폐가치는 점점 떨어져갔다. 


로마제국은 과연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헤라클리우스는 과연 페르시아인들을 다시 이란으로 몰아낼 수 있을 것인가? 


8.jpg 최초의 십자군 - 헤라클리우스 -1

'Deus adiuta Romanis' 신이시어 로마인들을 구원하소서  헤라클리우스의 솔리두스 금화




minimum.gif 최초의 십자군 - 헤라클리우스 -1

623년 경 동로마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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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에서 계속됩니다.. 


열심히 썼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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