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8 23:56

포텐 순 공부기간 15개월 CPA 합격기 (4) - 대망의 1차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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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https://www.fmkorea.com/2880425981

2편: https://www.fmkorea.com/2880878119

3편: https://www.fmkorea.com/288283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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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에서 한 가지 중요한 걸 빠뜨린 것 같아서 조금 보충하고자 한다.


1차 직전의 1, 2월에 정말 열심히 공부했던건 맞지만, 매일매일 뜻대로 공부가 되었던 건 아니다.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조금 더 잘 되는 날도, 조금 못 되는 날도 분명히 있었다.


예를 들어 목표공부량이 50이라고 했을 때, 이런저런 사정으로 40밖에 못한 날이 있을 수 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다음날에는 목표를 60으로 잡고 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내 경험상, 그렇게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왔다.


CPA 공부는 단순히 많이 외우는 공부가 아니다. 깊이 있는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어제 못한걸 만회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으면, 조바심이 나서 깊은 사고에 방해가 된다.


내가 내린 결론은 '오늘 못한건 오늘로 끝내야 한다. 내일은 잘하면 된다.' 였다.

"참 속 편한 공부법이네" 라고 할지 모르지만, 

내 경험으로는 그렇게 하는게 완전히 새로운 가능성으로 가득 찬 내일을 오염시키지 않는 방법이다.


고졸 사시합격이라는 신화를 쓴 노무현 전 대통령도 수기에서 같은 취지로 썼다.


- 또 며칠을 허송했다 하여 갑자기 초조해지고 그를 보상하겠다고 급하게 열을 올리고 무리를 하는 것은 잇달아서 또다시 며칠의 침체와 시간의 낭비를 강요하는 결과가 되기 십상이다. 지나간 시간은 아무리 아까워도 깨끗이 잊는 것이 좋다. 장기전에서의 며칠의 허송은 그리 문제되 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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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S.png 순 공부기간 15개월 CPA 합격기 (4) - 대망의 1차 시험 


(2011년 1차시험 수험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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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F2.jpg 순 공부기간 15개월 CPA 합격기 (4) - 대망의 1차 시험

(자신의 과거 역할을 헷갈려하는 친구2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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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날엔 평소보다 일찍 눈이 떠졌다.


경영학 책을 넘기며 아침을 먹고 있자니 친구 2가 집으로 찾아왔다.

시험날 데리러 와 달라고 부탁을 해 두었던 것이다.


나는 시험장(동국대 문화관)까지 가는 길에서도 계속 경영학 공부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택시를 타자니 멀미가 날 것 같았고,

지하철을 타자니 혹시라도 환승역을 놓칠까 걱정됐다. 


그래서 친구 2에게, 우리 집에서부터 시험장까지 내 바로 앞에서 걸어가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 나는 친구 2 의 뒤만 따라가면서 계속 책을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처음 제안했을 때 친구 2는 몹시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나중에 CPA 공부할 때를 대비해서, 시험장 분위기나 시험장까지 가는 길의 떨림을 미리 체험해보면 좋지 않겠느냐'는 나의 궤변에 가까운 설득에 결국 수락했다.

(돌이켜보면 난 이런 식으로 친구들에게 톰 소여가 담장 페인트칠 떠넘기듯 희한한 부탁을 하곤 했다)



나는 집에서 입던 츄리닝 차림에, 머리는 6개월 전 삭발 이후 멋대로 자란 상태로, 

얼굴에는 며칠 전에 난 트러블 상처를 가리기 위한 반창고를 붙이고 집을 나섰다.


약 30분간 눈을 내내 경영학 책에 고정한 채로,

친구 2의 뒤를 따라 지하철을 타고, 환승을 하고, 지하철을 내려서 

동국대 중문을 걸어올라가 시험장에 도착했다.


친구 2에게 감사를 표하고 내 자리를 찾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누군가의 짐이 놓여 있었다.

머릿속으로 오만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설마 고사장을 잘못 안 건 아니겠지'


눈을 몇 번이나 비비고 다시 보아도 책상에 붙은 수험번호는 내 수험번호였다.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친구 2를 불러서 혹시 내가 숫자를 잘못 보고 있는 거냐고 물었다.

아니라고 했다.


눈앞의 짐을 뒤져서 수험번호를 확인해보고 싶었지만, 남의 짐에 손을 댈 수는 없었다.

그저 당황한 상태로 서있는 수밖에.


일단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 자리에 서서 경영학 책을 계속 읽었다.


그렇게 10분이나 지났을까, 한 수험생이 칫솔을 들고 친구와 웃으며 교실로 들어왔다.

자기 자리 옆에 서있는, 얼굴에 밴드를 붙인 빡빡머리 남성을 보고 살짝 당황한 듯 황급히 자리로 왔다.


수험번호를 확인해 보시라는 내 말에 짐을 뒤지더니, 흠칫 놀라며 연신 죄송하다고 하면서 짐을 가지고 자리를 떴다.


'아무리 변수를 통제하려 해도 내가 예상치 못한 변수는 항상 있구나'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드디어 자리에 앉았다.



시험 시작 직전까지 계속해서 단권화해둔 책과 자료를 보았다.


시험 전에 화장실을 다녀올 사람은 마지막으로 다녀오라고 했는데, 가지 않았다.

집에서 출발하기 직전에 화장실을 갔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돌이켜보면 시험장에 도착한 직후에 화장실을 가는게 평소 습관인데, 예기치 못한 일 때문에 타이밍을 놓쳤다.

그런데 시험 시작 직전에 다녀오자니 같은 교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어 민망할 것 같았고, 굳이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드디어 모든 자료를 치우라는 알림이 나왔다.

눈을 감고 잠시 머리를 비웠다.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순간. 

그 어떤 때보다도 극심히 몸이 떨려왔다.

'내가 모르는 것만 나오면 어떡하지?'

종교가 없지만 하나님, 부처님, 심지어 알라에게까지도 빌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니야, 그럴리 없어. 약해지지 말자' 라고 되뇌며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김기동 샘이 해준 말을 떠올렸다.


"열심히 공부한 자는 마지막에 본 자를 이길 수 없고,

마지막에 본 자는 찍어서 맞히는 자를 이길 수 없다."


'까짓거, 모르는 게 나오면 과감하게 찍자. 

찍어도 1/5 의 확률은 나에게 있다'




드디어 1교시 <1과목 경영학, 2과목 경제원론> (10:00 ~ 11:50) 시험지가 돌았다.


이윽고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일반경영학은 생각보다 순조롭게 풀렸다.

다만 재무관리는 문제풀이 연습을 많이 하지 않았던 탓인지 잘 풀리지 않았고, 몇 문제를 제외하고는 쭉 2번으로 밀기로 했다.


경제학도 나쁘지 않게 풀렸다. 공부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서서히 방광에 압박이 느껴졌다.


애써 무시하려 했지만, 점점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 되었다.

경제학은 단순 암기로 풀 수 있는게 아니라 사고가 필요한데, 집중이 계속 흐트러졌다.


시험 종료까지는 30분도 더 남아 있었다.

시간이 빨리 가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역설적인 마음.


'제발, 제발...'


마지막엔 숫제 몸을 꼬아가며 문제를 풀었다.


1교시가 끝나자마자 곧장 화장실로 뛰어가서 소변을 보며 생각했다.

'오줌 때문에 떨어지면 내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다.'


아른거리는 친구들과 가족들의 얼굴을 뒤로하고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며 교실로 돌아왔다.




점심을 먹으며 2교시를 준비하는데, 아무래도 세법이 조금 걱정되었다.

평소에도 그리 잘하지 못했고, 전날 복습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다.


2교시엔 상법을 최대한 빨리 풀고 세법에 남는 시간을 투입하리라 마음먹었다.



2교시 <1과목 상법, 2과목 세법> (13:40 ~ 15:40) 가 시작되었다.


마음먹은대로, 상법 문제를 풀면서는 5개의 선지를 순서대로 읽다가 답이 보이면 바로 체크하고 다음 문제로 넘어갔다. 

나중에 세법을 다 풀고나서 다시 돌아와 나머지 선지도 읽을 요량이었다.


한창 세법을 푸는데, 갑자기 고막을 찢는 듯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때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릉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보니, 화재경보기가 울리고 있었다.

믿기지 않는 상황에 입이 떡 벌어졌다.


주변을 돌아보았더니 모두가 눈으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누군가가 빨리 이 상황을 해결해 주길 원했지만, 자신의 리듬이 깨질세라 나서서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감독관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어디론가 사라졌다.


'오늘 진짜 가지가지하네. 날 테스트하는건가?'


화재경보기의 울림 속에서 법인세 문제를 풀려 애썼다.


'와, 근데 저거 진짜 시끄럽네. 하긴 그래야 화재경보기지.'


집중을 한다고 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은게 분명했다.

실컷 풀어놓아도 답이 선지에 없었다.


헛되이 시간을 보내고 있자니 수리공이 왔고, 드디어 화재경보기가 꺼졌다.


정확히 몇 분이나 경보기가 울렸는지 모르겠다.

시험장에서는 거의 15분 정도로 느껴졌다.

오늘 떨어지면 반드시 행정소송을 제기하리라고 마음먹으며 계속해서 문제를 풀었다.



세법을 다 풀고나면 상법의 선지들을 마저 읽을 생각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세법에서 답이 헷갈리는 문제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확실했던 상법은 다시 살펴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결국 세법은 상당한 수의 문제를 찍었고, 불안한 마음으로 2교시 OMR 카드를 제출했다.



마지막 3교시 <회계학> (16:30 ~ 17:50)


문제도 제일 많고 시간도 제일 긴 과목.


먼저 재무회계를 쭉 풀었다. 느낌은 나쁘지 않았다.


이어 원가회계 문제를 보았는데, 웬만한 건 내가 풀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진위판별형 문제만 풀고, 계산형 문제는 전부 2번으로 밀기로 하고 남은 시간을 모두 재무회계 검토에 투입했다.



헷갈리는 문제들은 비워놓고 확실한 문제들을 먼저 OMR 카드에 마킹했다.

비워둔 문제들을 하나씩 고민하다 마킹했고,

최후의 문제를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하다 마킹했다.


시험종료까지 약 7초가 남아있었고, 

OMR 카드를 뒤집어놓고 손을 머리에 얹을 준비를 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눈앞을 스쳐지나간 OMR 카드가 어딘지 모르게 허전했다.


OMR 카드를 다시 뒤집어 살펴보았다.

분명 8번 문제의 마킹이 빠져있었다.

식은땀이 났다. 

설마 밀려쓴 건 아니겠지.


4초


시험지와 OMR 카드를 빠르게 대조해보았다.

밀려쓴건 아닌 것 같았다.

천만다행이었다.


1초


감독관을 흘긋 봤는데 입술이 벌어지려 하고 있었다.


0.5초


문제를 다시 살펴볼 시간은 없었다.

몇 번을 찍느냐의 문제였다.



"손 머리 위로 얹으세요"


무언가에 홀린 듯 3번을 마킹하고 떨리는 손을 머리에 얹었다.



그렇게, 1차 시험이 끝이 났다.



9개월간의 도전이 끝났다.

정말 홀가분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 정도면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했다고 생각했다.

만약 다시 한번 한다면 이 이상으로 할 수 있을까?

그렇게는 못할 것 같았다.


설령 떨어진다 하더라도 후회가 남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안된다면, 그건 정말 어쩔 수 없는거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오니 뜻밖에 부모님이 올라와 계셨다.

어땠냐고 물으시기에 정말 딱 반반인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함께 저녁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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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 들어오니 금감원 사이트에 가답안이 떠 있었다.

시험지를 꺼내어 떨리는 마음으로 채점을 시작했다.


6할, 그러니까 총 550점 중 330 점만 득점하면 합격하는 절대평가였기에,

채점만 하면 합격 여부를 바로 알 수 있었다.


(2014년부터 상대평가로 바뀌었다)



1교시 1과목 <경영학>

일반경영학 

 O O O O O O O O (우와!) X X X O X (음...) O O O O X O O O O O O (오!!!!) 

재무관리

 O X X X O X X X (음...) X O X X X X X O (으음...)


합계 23/40. 100점으로 환산하면 57.5점. 

일반경영학의 X X X O X 가 조금 아쉬웠다.



1교시 2과목 <경제원론>

미시경제 

 O O O O X X O O O O X (흠) O O O O O (오!)

거시+국제경제

 O O O X X O (흠) O O O O O O O O (오옷!!) X O X O X O X O O O (아... 오줌.... 시발)


합계 31/40. 100점 환산시 77.5점.

준수한 점수였지만 막판의 X O X O X O X 를 보니 침통했다.

화장실만 갔었더라면.



2교시 1과목 <상법>

상행위 

 O X X O O X O X (음..) 

회사법

 X O O O O O O O X O O X (흠) O O O O O O O O O (오오!!) X X X (에이)

어수법

 O O O X O X O O (무난했네)


합계 28/40. 100점 환산시 70점.

경제학과 상법을 합쳐서 150점을 받으면 안정권이란 얘기를 들었는데, 살짝 아쉬웠다.


그리고 매겨보니 앞쪽 선지만 보고 넘어갔던 상법 문제들 중 상당수를 틀렸다.

너무나 안타까운 것은, 뒤쪽 선지를 보니 너무나 뻔히 '나 정답이요' 하는 선지가 떡하니 있는 것이었다.

뒤쪽 선지까지 읽었더라면, 이상하다는 생각에 한 번 더 문제를 살펴봤을텐데.


마음이 급하면 이렇게 되는구나, 다음부터는 어떤 시험에서든 무조건 선지를 끝까지 다 읽어야겠다, 하고 다짐했다.



2교시 2과목 <세법>

국기법

 O O X O X (음)

법인세

 O X X X O X X X X (설마 책형을 잘못 매기고 있나?) O O X X X (큰일인데? 과락 나는거 아냐??)

소득세

 X O X O X O X X O (와 진짜 큰일인데???)

부가세

 X O O O O O O X (휴우.....)

상증세 등

 X X X X (찍은게 하나도 안 맞냐)


다른 과목은 맞은 개수를 헤아렸는데, 세법은 틀린 개수를 세는 게 빨랐다.

합계 17/40. 100점 환산시 42.5 (!)

겨우 두 문제 차이로 과락을 면했다.

시험 전날 복습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


부가세가 날 살렸다. O O O O O O 가 아니었으면 과락이었다.



세법을 매기기 전까지는 거의 합격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벌어놓은 걸 세법이 다 까먹은 것 같았다.


이제 모든 것은 회계학에 달려 있었다.



3교시 <회계학>

재무회계 

 X O O O O O X (좋아) O O O X O O X O O (괜찮아)  

 

 X X O O O X X X O X X (어...?) O O X O O X O O X O O (무난해)

원가회계

 X X X O O X O X X X X X (와... 진짜 모르겠다...)

            

(맨 마지막 순간에 찍은 8번이 맞았다!!!!)


떨리는 손으로 맞은 개수를 세어 보았다.

27/50. 


그럼 합격인거야 불합격인거야?

100점으로 환산하면 54점이네.


그럼 전 과목을 더하면 57.5 + 77.5 + 70 + 42.5 + 54 = 301.5 점

내 심장은 두방망이질을 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합산 점수니까 총 과목수로 나눠야 하는데, 총 5과목이네. 그러면 평균은...... 60.3 점?'



와!!!!!!!!!!!!!



정말 아슬아슬하게 합격이었다.

과목당 평균 반의반 문제도 안 되는 차이였다.


곧장 거실로 뛰어나가 부모님께 합격 사실을 알려드렸고, 부모님은 몹시 기뻐하셨다.




그날 밤은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다.

심장이 계속 두근두근거렸고, 온갖 감정들이 벅차올랐다.

그간의 고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뿌듯했고,

내 자신을 증명했단 생각에 기쁨과 보람으로 충만한 행복감을 느꼈다.


치기어린 마음에 곧장 싸이나 페북에 올려 자랑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이 주무시고 계셔서 그럴 수 없었다.


살짝 아쉽긴 했지만, 3월부터는 드디어 학원에 나가서 사람들과 함께 수업을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학원에서 아는 사람을 마주치면 "너도 CPA 했었어?" 하고 놀라겠지?

하긴, 교환학생 갔다더니 언제 갑자기 1차를 합격했나 하고 신기해하겠지'

행복의 나래를 펴고 끝없이 날아다니다가, 결국 날이 밝아오고서야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친한 누나에게 연락해서 합격 사실을 알렸다.

(미국에서 귀국한 직후에 공부법에 대해 물어봤던 선배 중 한 명이다)


누나(편의상 선배1 이라 함)는 대단하다며, 몇 점으로 합격했는지 물었다.


"저 평균 60.3 점이요!"

"음? 계산법이 뭔가 이상한데? 총 550점 중에 몇 점이야?"

"어... 그렇게는 안 해본 것 같은데요?"

"그렇게 해야지. 회계학은 1문제당 3점이고 다른 과목은 2.5점씩이니까 계산해봐. 330점 이상이 합격이야."


전화를 끊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계산기를 두드려보았다.




갑자기 식은땀이 났다.


손을 부들부들 떨며 다시 한번 채점해 보았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328.5



1.5점 차 불합격이었다.


나는 순식간에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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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벨:24]리네소로 2020.04.30 21:57
    디지털 닉네임이 디지털 이셔서 디지털로 설명해보았습니다 ㅋ
    페이스 조절 잘 하세요!
  • [레벨:24]빠동이 2020.04.29 21:20
    글삭하지말아죠 ㅠ
  • [레벨:5]IllIliI! 2020.04.29 21:20
    머리가아찔하다
  • [레벨:20]풋콜 2020.04.29 21:20
    cpa 15개월 대단한분이네ㄷㄷ
  • [레벨:24]오늘도성공각 2020.04.29 21:21
    절대평가 때였구나
  • [레벨:13]kirsh 2020.04.29 21:21
    학교다니면서 인강듣고 있는데
    휴학을 하고 각잡고 해야할지 학교다니면서 할지 고민됩니다...
    25에 현재 2학년이라 좀 애매한 상황인데
    맘을 정했으면 휴학하고 달리는게 맞는 방향일까요?
    조언좀 부탁드립니다.
  • [레벨:24]리네소로 2020.04.30 14:44
    kirsh 지금 이미 인강을 듣고 계시다면,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가을학기 휴학하시고 여름방학부터 본격적으로 달리시면 좋을 것 같네요.
    무휴학으로 하는건 한 학기 휴학하시는 것보다 오히려 리스크가 더 커보입니다.
  • [레벨:13]kirsh 2020.04.30 15:57
    리네소로 사실 이제 회계원리 완강하고 중급회계랑 원가 듣기 시작해서 내년도시험은 좀 무릴것 같아서...
    휴학한다고 하면 1년이상 휴학해야하는데 이 부분이 걱정되더라구요
    물론 선택은 제 몫이지만...
    이런 경우에도 무휴학보다는 휴학하고 집중하는게 좋을까요?
  • [레벨:24]리네소로 2020.04.30 16:15
    kirsh 음, 말씀하신대로 나이가 마음에 걸리신다면, 1년 이상을 스트레이트로 휴학하는건 좀 별로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목표를 너무 무리하게 잡아서도 안 되겠죠.

    제 생각에는 두가지 방법 정도가 있을 것 같은데요,
    1. 이번 가을에 휴학하고 내년 1차를 보고, 안 되면 1학기에 복학했다가 2학기에 상황을 봐서 휴학하거나 무휴학으로 내후년 1차를 보는 방법
    2. 이번에는 무휴학으로 올림픽정신으로 내년 1차를 보고, 내년 1학기까지 다니고 2학기에 휴학을 해서 내후년 1차를 보는 방법

    다른 방법도 있을 수 있으니, 잘 생각해보시고 kirsh 님에게 잘 맞는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 [레벨:13]kirsh 2020.04.30 16:27
    리네소로 1년 스트레이트 휴학은 권장하진 않는단 말씀이시군요...
    신경써서 답변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회계사 시험준비를 마음먹었지만 애매한 상황때문에 갈팡질팡 하고 있었는데
    글 쓰신것 보니까 동기부여가 팍팍 되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레벨:24]리네소로 2020.04.30 16:31
    kirsh 두 학기 연속까지는 괜찮지만, 세 학기 연속부터는 조금 시간이 아까운 것 같습니다.
    이번 가을부터 휴학하셔서 내후년 1차를 준비하신다면 세 학기 연속으로 휴학을 하게 되실까봐 드린 말씀입니다 ㅎㅎ

    나이 때문에 마음이 조금 급하신 것 같아서 위에서 2가지 정도를 말씀드렸는데,
    사실 내년 1차를 올림픽 정신으로 보고, 1년을 스트레이트로 휴학하시고 내후년 1차를 준비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입니다.
  • [레벨:13]kirsh 2020.04.30 16:43
    리네소로 넵 저도 그쪽방향으로 생각하고 있긴 했습니다!
    오늘부터라도 바로 달릴 준비를 해야 겠네요
    조언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 [레벨:24]화정동강동원 2020.04.29 21:24
    Cpa가뭐임
  • [레벨:21]호불호 2020.04.29 21:25
    화정동강동원 공인회계사요
  • [레벨:15]똥총숱탈출 2020.04.29 21:24
    진짜 술술 읽히네요 형님
  • [레벨:24]리네소로 2020.04.30 14:45
    똥총숱탈출 고맙습니다 ㅎㅎㅎ
  • [레벨:21]호불호 2020.04.29 21:25
    어우...
  • [레벨:1]Laiw 2020.04.29 21:26
    갓 cpa 입문한 20살 새내긴데 글읽고 동기여도되고 힘이납니다! 바로 12시까지 달려야겠습니다
  • [레벨:24]리네소로 2020.04.30 14:47
    Laiw 새내기인데 CPA 에 입문하셨다고요? 의지가 대단하시네요.
    노파심에 말씀드리는데, 지금 너무 심하게 달리지는 마세요. 아직 시험까지 한참 남았으니까요 ㅎㅎ
    무엇보다 완주가 중요합니다
  • [레벨:21]펨코웃겨서가입 2020.04.29 21:27
    독백수준이 ㅅㅂ 같이쫄깃해지네 ㄷㄷ시나리오 작가하셔도 될듯ㅋㅋㅋㅋ
  • [레벨:26]FA-50 2020.04.29 21:27
    공부 ㅇㄷ
  • [레벨:4]쇼메이커 2020.04.29 21:27
    수기 ㅇㄷ 글 지우지 말아주세요ㅠㅠ
  • [레벨:30]Umagun 2020.04.29 21:28
    CPA 합격인 줄 알았는데 불합이네
  • [레벨:12]2o2opass 2020.04.29 21:40
    Umagun 저맘때 이의제기 엄청 받아줘서 저점수면 합격임
  • [레벨:24]리네소로 2020.05.01 02:10
    Umagun 다음편을 기대해주세요~
  • [레벨:24]리네소로 2020.05.01 20:19
    Umagun 5편 나왔습니다~!
    https://www.fmkorea.com/2888781889
  • [레벨:30]Umagun 2020.05.01 20:25
  • [레벨:24]강인마아암 2020.04.29 21:30
    Cpa 공부 ㅇㄷ
  • [레벨:5]성-공-시-대 2020.04.29 21:32
    이집 후기잘남기네
  • [레벨:16]뻥슛의대가 2020.04.29 21:32
    재밌어요!!ㅎ
  • [레벨:13]배고파요 2020.04.29 21:34
    개아깝네 글잘읽히네 ㅋㅋ
  • [레벨:1]내가알것같나 2020.04.29 21:34
    공부 ㅇㄷ
  • [레벨:24]세으르게이 2020.04.29 21:49
    와 미치겠
  • [레벨:3]늑룡 2020.04.29 22:00
    빠,빠르게 담글!
  • [레벨:3]귀뒤자 2020.04.29 22:01
    이제 곧 14개월 합격기가 올라오는데..
    .
    .
    .
    그렇게 세월이 지나고..
    .
    .
    2029 CPA러너- 3분 합격기
  • [레벨:3]예비군20년차 2020.04.29 22:06
    마지막 흥미진진하네;;
  • [레벨:8]임금님 2020.04.29 22:09
    ㄷㄷ생각만해도 끔찍해
  • [레벨:9]머요머요 2020.04.29 22:17
    이거 쿠키 못굽나요?
  • [레벨:1]콧구멍뾰루지 2020.04.29 22:46
    정말 쉽지않네요ㅠㅠ
  • [레벨:28]아론램지2 2020.04.29 22:48
    오우쉣 ㅋㅋㅋ
  • [레벨:2]넘버써틴 2020.04.29 23:20
    와. 시벌. 재채점했을때 기분진짜 거지같았겠네...나는 글쓴이랑다르게 수험생활 엄청길게 가져갔었던 사람이라 엄청 몰입하고읽었네(물론필력이좋아서 그런게가장크고)...담편또기대할게요.
  • [레벨:24]리네소로 2020.04.30 14:48
    넘버써틴 진짜 나락으로 떨어지는 느낌이었죠.. ㅎㅎㅎ
    5편 나오면 알려드릴게요!
  • [레벨:24]리네소로 2020.05.01 20:21
    넘버써틴 5편 나왔습니다~!
    https://www.fmkorea.com/2888781889
  • [레벨:2]넘버써틴 2020.05.01 21:12
    리네소로 바로 갑니다.
  • [레벨:25]엣취제이 2020.04.30 01:55
    근데 너무 많이 틀렸다..
  • [레벨:2]아님말고 2020.04.30 10:08
    공부 ㅇㄷ
  • [레벨:4]Yakwp 2020.05.02 03:01
    Cpa ㅇ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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