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01 23:50

평가원 문제형식 이해해보기[언어]

조회 수 1397 추천 수 9 댓글 7
간략하게나마
평가원이 어떤 스타일의 문제를 출제하는지
수능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또 수능은 어떻게 풀어내야 하는지 실마리를 던져봅니다.
 
일단 문제 하나를 드릴께요.
고등학교 3학년 수준의 국어실력을 가졌다면 누구나 풀 수 있습니다.
 
풀 수 있어야 됩니다.
 
가볼까요
 
 

 

 

 

 

 

P20150518_070417767_F6D84BDF-E827-47E4-AAE4-33B7594CE8A4.JPG 평가원 문제형식 이해해보기[언어]

 
 
 
 
 
 
 
 
문제 풀면서 좀 많이 까다롭다고 느꼈을 겁니다
답을 골랐나요?
 
자 그럼
이 문제를 가지고
수능식 문제에 대한 얘기를 풀어볼께요.
 
 
문제를 풀면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면
당신은 수능식 문제풀이에 익숙하지 못하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왜일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수능은 시간을 무한정 주는 시험이 절대로 아니기 때문입니다.
화독작 문제는 2~3분, 비문학/문학 문제는 지문 하나당 6~7분 내에 모두 풀어내야
시간이 얼추 맞는, 그런 시험입니다.
 
문제풀이를 해볼까요.
답은 2번 - 크다/작다 입니다.
이유는 역시 간단합니다. 문제에서는 (가), (나), (다)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보기를 1~5번 중에 고르라고 했지요.
(다)를 보면,
"길다/ 짧다" 의 순서쌍에서, 길다 를 활용한 문장엔 ''는'이 허용이 되는데, 짧다 를 활용한 문장에선 그렇지 않네요.
저 문장을 한 번 그대로 활용해서, 앞에 있는 순서쌍에 '는'을 부착했을 때 문장이 말이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번 : 너는 A가 참 높는구나 (*)
2번 : 너는 A가 참 크는구나 (O)
3번 : 너는 A가 참 깊는구나 (*)
4번 : 너는 A가 참 넓는구나 (*)
5번 : 너는 A가 참 무겁는구나 (*)
 
문제에서는  (가), (나), (다)를 모두 충족시키랬으니, (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1,3,4,5번은 오답
따라서 답은 2번입니다.
 
중요한 것은
다른 수단은 애써 검토해서 여기다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를 활용해 저 풀이를 도출했다면, (가)와 (나)는 문제를 푸는 과정에 있어서는 다시 볼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문제의 답은 무조건 2번입니다.
 
이걸 못해서 실제 시험장에서 시간을 날려먹는 학생들이 꽤나 많습니다.
문제를 한 번 다시 읽어보세요. 문제는 분명히
 
(가), (나), (다) 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예시 를 고르라고 했거든요.
 
 
 
1. 에라토스테네스의 체
 
1과 자신 이외의 약수를 가지지 않는 수가 있습니다. 소수라고 하지요.
아마 중학교 때, "에라토스테네스의 체"라는 방법을 통해 소수를 찾아보는 활동을 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이런 식이었죠.
 
1 다음의 2는 1과 자기 자신을 약수로 가지니 소수 맞음
2 다음의 3은 1과 자기 자신을 약수로 가지니 소수 맞음
3 다음의 4는 1과 자기 자신 + 2를 약수로 가지니 소수 아님
무한 반복
"체" 는 수없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질문을 하나 던질께요.
소수를 가장 많이 걸러낼 수 있는 에라토스테네스의 체는 어떤 수입니까?
 
상식적으로 2라고 추론해볼 수 있죠?
2의 배수는 당연히 소수가 아니고, 모든 자연수의 절반은 2의 배수이니까요.
자연수의 절반은 이 훌륭한 "체"에 의해 갈려나갈 겁니다.
 
수능 문제를 푸는 과정도 이와 같습니다.
다섯 가지의 정답 중
가장 확실하게 답을 걸러낼 수 있는 하나의 체를 확보하는 것.
하나의 기준을 확실하게 가지고
문제의 답을 걸러낼 수 있는 것.
 
앞선 문제에서 (다)라는 기준을 통해 확실하게 답을 골라냈던 것과 같습니다.
 
 
2. 문제풀이 말고, 수능 공부하기
 
참고로, (나)의 기준을 "중점적"으로 생각하면 오답의 여지가 있을거예요. 예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키가 얼마나 커?
걔 키가 얼마나 작아?
 
둘다 말이 되네요! 어 문제 보기에서는 앞에껀 말이 되고 뒤에껀 안된다고 했었는데!
2번 오답!
 
이러면 안됩니다.
(나)를 자세히 살펴보니, 이런 조건이 달려있네요.
(A의 척도를 몰라서 물어볼 때)
 
다시 (나)를 적용시키면, 우리가 보통 사람의 키를 모르는 상황에서 키가 얼마나 되는지 물어보고자 할 때는
 
키가 얼마나 커? - 의 문장을 사용하겠지요?
 
걔 키가 얼마나 작아? - 의 문장은, 키가 몇 센치가 되는지 물어보고 싶은게 아니라
이미 키가 작다는 것을 아는 전제하에 얼마나 작은지 구체적으로 궁금한 거죠.
문제의 조건을 절대로 무시하면 안됩니다.
 
실제 시험장에서 문제를 푸는 시간 말고, 수능공부를 한다의 - 문제분석은
이런 층위까지 문제를 뜯어보고 따져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같은 의미로 (가)의 조건은 그래서, 1~5번의 예시들이 다 충족하고 있던가요? 아니면 충족하지 못하는 예시가 있던가요?
 
수능 문제가 아름다운 까닭은
한 가지의 지식만 평가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 문제에서도, 최소 세 가지의 서로 다른 문법 지식들을 물어보고 있지요.
여러분이 수능을 공부할 때에는, 당연히 결과로서의 답을 내기보다는
이러한 과정에 대한 이해와 분석이 중요시될 것입니다.
 
 
3. 지식의 활용
 
이 문제를 국어지식을 활용해서 풀이한다면 겁내 골이 아플겁니다.
명사 파생, 척도 의문문, 형용사 - 동사의 품사통용과 관련하여 현제시제 선어말어미 '는'을 삽입한 품사의 판단,
이로 하여금 도출되는 - 반의관계의 낱말에 관련된 의미론적 "제약"
 
까지
이 한 문제를 위해 활용된 국어학적인 지식은 겁나게 많습니다.
대부분의 여러분은 이걸 알고 풀진 않았을 겁니다.
 
당연합니다.
문제를 다시 한 번 읽어보세요. 이 문제는, 여러분이 이러한 국어지식을 알고 있는지 평가하는 문항이 아니니까요.
탐구활동 과정에 따라
다른 예시들에 대해서도 적절히 적용할 수 있는지
 
문제는 바로 그걸 물어보고 있습니다.
결론을 말하죠. 수능에서 중요한 것은 지식의 내용과 체계보다
그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 그 자체입니다.
 
괜히 대학수학"능력"검정시험 이 아닙니다.
수능은 공부를 하는데 있어 필요한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지, 여러분이 얼마나 박식한지 판단하는 시험이 아닙니다.
다만 최소한의 지식은 필요합니다. 저 문제에서도, 동사가 뭔지 모르면 문제를 이해하는데 조금은 곤란하겠죠.
과목에 따라 그 필요한 '지식'은 갈릴 겁니다.
사탐이면 사탐, 과탐이면 과탐, 국어면 국어, 수학이면 수학, 영어면 영어.
 
그러나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은 모두 동일합니다.
주어진 지식을 가지고 얼마나 이해하고 활용하고 응용할 수 있는지
수능이 관심있어하는 분야는 바로 그 지점입니다.
 
 
4. 문제에 대해서
 
이거 틀렸다고 좌절하지 마세요.
제시한 문제는
2011년도 국어과 중등임용경쟁시험 1차지필평가 문항입니다. 수능 수험생 여러분을 위한 문제는 아닙니다.
 
그러나 문제에서 묻고자 하는 방식은
너무나도 수능과 흡사합니다.
수능 국어, 그 중에서도 여러분이 골치아파하는 문법에 대해 던지는 실마리가 아닐까요?
품사체계, 분류기준 아무리 외워봐야 이 문제를 푸는데엔 하등의 쓸모가 없습니다.
 
그보다는
문법 지식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실제 문제들을 바탕으로 치열하게 고민을 하는 것이
그리하여 문법 지식들을 역으로 습득하고
그것을 활용하는 능력을, 힘을 기르는 것이
 
진짜 여러분의 실력향상을 위한 공부가 아닐까 싶습니다. 
  • [레벨:27]KunAA 2015.06.02 04:02
    상당히 좋은글이네요 새벽에 집중안하고 대충풀어보니 5분도 넘어가는문제엿습니다 ..

    다시 글을 읽어보고 차분한 마음으로 푸니까 2분내로 풀리긴하는데 제가 생각한것보다 훨씬 깊이있는문제엿네요

    잘읽고 추천누르고가요 !! 국어교육학과 나 국어선생님 하고 계신분인거같아요
  • [레벨:3]로빈샤빈2 2015.06.02 12:01
    KunAA 축하합니다 이달의 댓글로 선정되었습니다!
  • [레벨:27]KunAA 2015.06.02 14:43
    로빈샤빈2 와 포인트가 17만이시네 ... 이달의 댓글이 뭐에요?? 처음들어보네요 ㅋㅋㅋ

    댓글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레벨:30]Bourbon 2015.06.02 15:00
    KunAA 공갤 관리자님이심 ㅋㅋㅋㅋ

    매달 마다 이달의 게시글과 이달의 댓글을 추첨한다 들었는데 맞나...? 암튼 그러함
  • [레벨:27]KunAA 2015.06.02 15:07
    Bourbon 와 그렇군요 ㅋㅋㅋ 답변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레벨:30]Bourbon 2015.06.02 15:01
    로빈샤빈2 진짜 명전으로 보낸 빠른 일처리 로빈샤빈옹 ㅋㅋ
  • [레벨:30]Bourbon 2015.06.02 07:27
    이건 명전으로 가야할듯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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