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22 00:05

관리자로서 수기글 첫빠따 - 1편

조회 수 998 추천 수 22 댓글 14

공갤러들 ㅎㅇㅎㅇ

수기탭에 글을 쓰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제가 일단 첫빠따로 가겠습니다

대학에 합격하게 되기까지의 과정, 공부습관, 그리고 몇 가지 팁들을 위주로 글을 써볼게요


일단 1편에서는 대학에 합격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중점적으로 서술하고

2편에서 공부습관이나 구체적인 팁 같은 걸 적도록 하겠습니다 ㅎ






1. 초등학교 시절부터 중학교 때까지


초등학교 때 저는 그냥저냥 공부를 잘하는 수준의 아이였습니다.

공부를 그렇게 많이 하지도 않았고, 애들이랑 운동장에서 축구하면서 노는 걸 좋아했지 

시험 전날 문제집 푸는 걸 좋아하는 아이는 아니었죠.


그래도 공부를 영 놓지는 않았고 또 공부한 만큼은 성적이 잘 나왔기에

부모님은 중학교에 가서도 성적을 잘 받아 특목고에 진학하기를 기대하셨습니다.

그렇게 중학교에 들어가서 저는 첫 시험을 쳤습니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때 수학 원점수를 정확하게 73점을 받았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성적표를 가져가자 엄마가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중학교 때부터 이런 성적을 받아서 어디 가겠냐고요.

스스로도 머리가 핑그르르 돌 정도로 불안한 감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받아 본 적도 없는 점수였고 무엇보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말씀이 하나도 이해되지가 않았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 일차방정식을 설명하는데 칠판에 나가 x를 1x라고 적자

선생님이 황당하다는 듯 저를 쳐다보던 기억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그 정도로 수학이 이해되지 않았고 또 수학이 싫게 느껴졌습니다.

아는 형들이 학년이 올라가면 루트를 배우고 또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로그를 배운다고 말하는데

도대체 그걸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 감이 잡히지가 않았습니다.


그래도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손에 잡히는 개념서를 보고 또 봤습니다.

맨 처음에는 허영에 찼었는지 최상위 수학인가 뭔가 하는 책을 사고 문제를 풀려고 했는데

처음 문제를 보자마자 머리가 새하얀 도화지가 된 것처럼 아예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려운 문제를 푸는 건 고사하고 기본적인 거라도 이해해 보자고 해서 개념서를 봤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아주 간단한 방정식과 부등식 문제였지만

그때는 아예 기본적인 개념 자체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래프를 그리고 좌표를 찍으면서 정의역, 치역, 공역이 무엇인지 머릿속에 수십 번을 그렸습니다.

스스로 내가 공부를 잘한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아주 기초적인 부분부터 몇 번씩 연습을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개념서를 한 5회독 했을까요? 그때부터 머릿속에 일종의 길이 트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단순계산문제부터 개념을 응용하는 기본문제까지는 전부 풀어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 100점을 결정짓는 어려운 심화문제나 경시대회 수준 문제는 첫눈에 봐서는 도통 해법이 보이지 않아서

그런 문제들은 따로 생각을 몇 번씩 해 보면서 접근법을 익혔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때부터 고등학교 때 공부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던 것 같은데

저 같은 경우는 수학문제를 풀 때 답지를 절대 보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답을 체크해 보는 용도로만 활용했지 제 능력에서 벗어나는 문제면 그냥 별표를 치고 넘어가고

다음에 다시 풀어보는 식으로 했지 결코 한두번 막힌다고 답지를 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수학을 미칠 듯이 들고파서 결국 2학기 시험에서 100점이 나왔습니다.

그때의 뿌듯함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처음 30번을 풀어냈을 때 드는 쾌감 정도랄까?




2. 고등학교 시절


그렇게 중학교 때 공부를 꽤나 열심히 했고 성적이 특목고를 지원할 정도가 되어서 특목고를 썼습니다.

다행히도 최종선발에는 합격하게 되었지만 기쁜 마음도 잠시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특목고 지원할 정도의 친구들과 같은 레벨로 공부하고 있었나?라는 질문에는 솔직히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일단 제가 준비할 수 있는 만큼은 최대한 수학과 과학, 영어를 준비해 갔습니다.

공부법은 별반 달라진 것 없이 그간 제가 익숙해 왔던 방식으로 했습니다.

수학이나 과학 개념은 범위를 가릴 것 없이 최소한 5회독을 했었고

영어 같은 경우도 보카 암기에 주력하는 동시에 텝스 문제를 많이 풀어보면서 문제적응력을 높였습니다.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느낀 부분이지만 확실히 경쟁은 빡셌습니다.

보통 시험기간에 허용되는 심야자습 시간이 있는데 시험을 일주일 앞두고는

방 안에 있는 화장실에 들어가서 불빛이 새어나오지 못하게 하고서

사감한테 절대 말하지 말라고 하고서는 공부하는 룸메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다른 기숙사 방도 그런 일이 으레 일상이었습니다.


그런 경쟁 속에서 첫번째 치른 중간고사에서 저는 수학 100점을 받았습니다.

문제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난이도이기는 했지만 모두 풀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제서야 확실히 제 공부법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아, 이 공부법이 특목고 레벨에서도 통하는구나. 그렇게 생각했고 이후에도 그대로 밀어붙였습니다.


저는 일단 미적이든, 기벡이든, 아니면 확통이든 일단 생소한 개념을 보면 차분히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쓰여 있는 글씨를 외운다는 느낌이 아니라

조건부확률이구나, 그러면 조건부확률의 개념이란 뭐지? 아니, 좀 더 나아가서 조건부확률의 느낌이란 뭐지?

이렇게요.

단순히 'B가 일어났다는 조건 하에서 A가 일어날 확률'이라는 딱딱한 정의보다는

조건부확률이 가지고 있는 보다 유연하면서 직관적인 느낌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굳이 비유를 하자면 

조건부확률은 강도사건이 일어나고 난 뒤에 범인이 누구인지를 찾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강도사건이 일어난 건 하나의 분명한 사실이지만 범인이 누구인지는 아직 미지수인 상태에서

범인이 A일 확률을 구하는 것이 조건부확률을 설명하는 하나의 직관적 예시인 것이죠.


생소한 개념을 접하고 난 뒤 이렇게 구체적인 예시를 들 수 있는 사고에 이르기까지는

굉장히 많은 사고와 고민이 필요하고 또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그런 공부법을 사용했기에 비록 또래 친구들에 비해서 문제를 풀 수 있는 시간은 적었지만 

저는 그걸 전혀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나중에 모의고사에서 그 친구들은 29번까지를 저보다 빨리 풀었지만 30번은 풀지 못했거든요.

반면 저는 그 친구들보다 전체적인 문제를 푸는 스피드는 느렸지만 30번은 확실히 풀어냈습니다.

100점과 92점 또는 96점을 가르는 치명적인 차이가 바로 이 사고력의 유무인데

단순히 문제풀이에 치중해서 사고능력을 도외시하는 건 결국 궁극적으로는 좋지 못하다는 걸

저는 고등학교 때 첫 중간고사 시험을 치르면서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후에 친구들 아니면 주변 어른들이 

아무리 무슨 문제집이 좋다 어떻다 말을 해대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 방식대로 공부해서 수학은 고등학교 이후로 내신과 모의고사를 포함해서

단 한번도 100점을 놓쳐 본 적이 없었고 이렇다한 슬럼프에 빠진 적도 없었습니다.


과학 같은 경우도 수학과 비슷하게 개념은 다회독을 했었지만

과학은 원래 문제풀이에 있어 수학만큼이나 심도있는 사고를 요하지는 않습니다.

경시대회를 제외한 일반 수능 문제 수준에서요.

따라서 단순히 다회독을 하고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것만으로

모의고사에서는 항상 만점이나 거기에 가까운 점수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내신은 별도로 생각해야 하고 이 부분은 나중에 따로 글로 적겠습니다)


어쨌든 3학년까지 내신과 수능공부를 병행하면서 양쪽 모두에서 나름의 성과를 얻었지만

진로에 대한 여러 가지 갈림길 중 3학년이 되어 의대 쪽으로 확고하게 진로를 굳힌 다음에 보니

생기부나 준비자료가 여러 모로 빈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차라리 그때 수시 쪽으로 가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쨌든 그때는 정시가 더 낫겠다는 판단이 들었기에 정시로 가닥을 잡고 올인했습니다.

그렇게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구체적으로 어떻게 공부했는지는 2편에서 언급)

수능 때 투과목에서 통수를 맞으면서 목표했던 의대는 가지 못하고 서울대 공대에 합격했습니다.


하지만 투과목의 특성상 수능에서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은

당초에 어느 정도 하고 있었기에 낙담하기보다는 11조합으로 반수를 하자는 생각을 했었고

결국 상당히 하드한 반수 끝에 의예과에 합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루에 최소 12시간에서 보통은 14~15시간 정도의 공부시간을 가져갔습니다)


구체적인 공부습관이나 반수 때 하루일과 그리고 과목별 팁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계속해서 이어 적도록 하겠습니다.  

  • [레벨:22]강민이윤열 2018.02.22 00:11
    ㅊㅊ
  • [레벨:9]그냥그러고싶었어 2018.02.22 00:20
    대단하시네요.. 우리 샌더스님과 다른 공갤님들도 모두 대성하시길(대성마이맥 아님 ㅎ)
  • [레벨:23]럽온탑 2018.02.22 00:52
    저도 중학교 올라갈 때 수학이 정말 어렵다고 느끼고 낙담했던 기억이 있네요ㅋㅋ
    당시 입학할 중학교에서 겨울방학 때 수학영어 선행학습 프로그램을 마련해서 수업을 들었는데
    수업을 아무리 들어도 방정식과 함수에 대한 이해도가 거의 0에 수렴해서 그당시 선생님이 포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 나이에 그러한 실패를 겪고 기본서를 5회독 하는 모습은 진짜 님 싹수가 달랐다는거에 대한 증거같아요ㅋㅋ
    그리고 수학적 개념을 받아들이는 방법론도 꽤 와닿는 부분이 많네요

    글 읽다가 추억돋아서 주저리주저리 써봅니다ㅋㅋ
  • [레벨:5]흡혈 2018.02.22 07:35
    한줄요약
    하루 순공 12시간 4년해야 의대갈수있다
    나같은 의지약한사람은 저 개념반복 안했을듯..
  • [레벨:24]조금만힘내자 2018.02.22 10:04
    흡혈 연세대 의대라서 다르죠... 다른의대라면 저렇게 안해도 갈 성적 나옵니다 ㅋㅋ
  • [레벨:5]흡혈 2018.02.22 10:16
    조금만힘내자 그래도 다른의대여도 수능에선 영어1등급에 수학최대1개, 다른과목 합쳐서 4~5개틀려야 갈수있는거니까
    대단함.
  • [레벨:24]조금만힘내자 2018.02.22 10:17
    흡혈 낮은 의대라도 수능 최상위권은 깔고 가는거니까 대단하죠ㅎㅎ
  • [레벨:5]흡혈 2018.02.22 10:21
    조금만힘내자 그니까요..
    요즘 반수에 대해 생각중인데 탐구때문에 할까말까 생각중이여서 어쨋든 도움되는 글임..
    개념 공부를 잘못해서 그런것 같음.
  • [레벨:24]조금만힘내자 2018.02.22 10:25
    흡혈 저도 재수해서 대학왔지만 20대초반에 수능 두세번 정도는 이악물고 도전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ㅋㅋ 잘 선택하시길!
  • [레벨:5]흡혈 2018.02.22 10:26
    조금만힘내자 1학기 빡세게 다녀보고 학점잘나오면 전과생각해보고 아니면 휴학반수를하든 학고반수를하든 하려고요
    응원 감사합니당!
  • [레벨:22]N.fekir 2018.02.22 10:34
    제가 반수를 할건데요 몰래하는거라 지원이 없어요. Ebs만 들어도 충분히 도움되겠죠? 수능칠당시에는 평균 3~4등급정도 나왔어요
  • [레벨:1]오사카산밀크티 2018.02.22 12:12
    졸라멋져..
  • [레벨:30]JUEUN 2018.02.22 12:58
    좋은 글이군요 물론 읽진 않았습니다
  • [레벨:1]RONALDO7 2018.02.22 17:22
    국어개념은 어떤식으로 하는게 좋은가요?
    기출사서 시간안재고 지문분석해서 푸는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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