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19 05:14

택시 안 30분

조회 수 106 추천 수 5 댓글 4
《택시 안 30분》

주머니 속 전화가 울린다. 

'여보세요?, 택신데요. 이 목장 안으로 들어가면 되나요??'
"네네, 쭉 들어오시면 제가 후레시 키고 있을거에요."

 이윽고, 중형 택시 한 대가 라이트를 비추며 내 앞으로 와서 창문을 내린다. 
"택시 부르셨죠??"
나는 얼른 뒷자석에 타고선 아저씨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시에 볼 일 보러 가시나 봐요??"
"넵. 친구들 만나기로 했어요 히히."
"아유 그러셨구나"

 시간은 11시, 늦은 시각인데도 아저씨의 표정이 밝아보인다. 아저씨가 말하길, 오늘은 장사 안 되는 날이려니 하고 집으로 들어가려다, 내가 호출한 카카오택시를 받으셨다고 말씀하셨다. 마지막에 얻어 걸린 행운의 손님이어서 그런건가. 운전대를 잡고 있는 아저씨의 표정에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 오늘만큼은 '운수 좋은 날' 이라시며...

 운수 좋은 날, 중학생 시절 국어 교과서에서 보았던 소설이다. 소설의 날씨처럼 택시 차창 밖으론 빗줄기가 내리고 있었다. 추적추적이라는 표현이 딱 맞게끔 적당한 세기로 빗방울들이 창문을 때려오던 중, 그 때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디냐"
"나 이제 출발했어"
'언제쯤 도착해?'
"잠깐만, 기사님 혹시 얼마나 걸릴까요?"

백미러로 내 표정을 살피시며 기사님이 대답한다.
"시간이요?? 어.. 30분 걸립니다
아뇨 30에서 35분..최대한 빨리 모셔다 드릴게요."

 그 짧은 순간에 차 안 공기의 흐름이 바뀌었다. 나의 질문이 아저씨에겐 재촉으로 들렸을지도 모른다.

모르겠다.
아들뻘인 애한테 이리도 눈치를 보는 것이
그럴 수 밖에 없는 건지,
그러고 싶으셔서인지,
아니면 친절이 베어있어선지,
모르겠어도,

알바를 하며 하루종일 손님을 대하는 나로써도 기분이 묘했다. 방금까진 술 드신 아저씨들을 상대로 주문을 받으며 비위를 맞춰줬으나, 지금은 나이 드신 기사님 상대로 도련님 비스무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

 그 대우가 좋지만은 않다. 오히려 무언가 미안한 마음 그리고 씁쓸한 마음.

돈, 
그것이 이리도 갑을을 정해놓는가

5 -
  • [레벨:22]시랑꾼 2020.01.19 05:16
    이런 형식의 글은 처음이라 뭔가 어색하네요.
    제목처럼 친구들 만나러 가는 길 택시 안 30분에서 써본 글입니다.
  • [레벨:23]Sakgofbd 2020.01.19 06:05
    좋아요
  • [레벨:1]H.U.F.S 2020.01.19 11:47
    좋아요,저도 택시는 아니지만 의도치 않은 갑의 입장이 된 적이 있어서 공감가요
  • [레벨:9]찰장군의축구교실 2020.01.21 13:37
    택시 기사 분들이랑 스몰 토크하면 꿀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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